“소외받는 이웃없게… 모두가 행복한 남양주 꿈꿔요”

‘맥가이버 이장님’ 강희부씨

“최근 발생한 세 모녀 자살사건의 발단은 주변 이웃들의 무관심이 아닐까 생각해요. 남양주 지역에서는 이같이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나가고 싶어요.”

남양주 지역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공구함을 싣고 ‘긴급 출동’을 마다하지 않으며 집수리를 해주는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맥가이버 이장님’으로 불리는 강희부씨(60).

25년 전 남양주 땅을 밟은 강 씨는 화도, 수동, 호평, 평내 등 동부권역에 살고 있는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을 방문해 무상으로 집수리를 해주며 제2의 고향 남양주에서 활발한 지역사랑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다.

싱크대 교체, 타일작업, 도배 장판, 전선 정리 등 다양한 직종의 화려한(?)기술을 구사하며 그가 수리한 집만 200여 가구에 달한다. 강씨의 선행과 봉사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남양주 일대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고 회자될 정도다.

“지난 겨울에는 이틀동안 추위에 떨며 봉사활동을 한 뒤 몸살을 앓기도 했다”는 강씨는 수리된 집을 보며 너무나 행복해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힘들게 고생한 기억도 잊을 수 있었다고.

이같은 강씨의 봉사는 지난 해까지 17년간 역임했던 이장 경력 때문이 아니다. 형편이 좋아서도, 남다른 책임감 때문도 아니다. 그에게 ‘남을 돕는 일’은 버릴 수 없는 천성이기 때문이다.

주변 이웃이 어렵다는 소리를 들으면 도저히 가만있을 수가 없다는 그는 “사실 딸 아이(29)가 태어나자마자 심장수술을 받았다. 굉장히 어렵게 살던 시절, 한 가닥의 희망도 보이지 않았는데 주변의 관심과 도움으로 무사히 수술을 받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후 강씨는 받은 만큼 돌려줘야겠다는 일념으로 지역을 돌며 주운 폐지와 공병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어려운 가정을 돕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이장직을 맡으며 지역민들을 거대한 ‘하나의 가족’으로 만들며 이웃간 연결고리 역할도 해 왔다.

강씨는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도움을 청하곤 한다”면서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지만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보듬어 모두가 행복한 남양주 를 만들고 싶다”는 큰 포부를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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