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군포공장 女사우회 ‘늘픔’
“한 시간의 점심시간을 어떻게 하면 유익하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털모자 뜨개질을 시작했어요.”
2011년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해 따뜻한 정(情)을 나누는 ‘농심’ 군포공장의 ‘늘픔’ 여직원 사우회.
‘늘픔’ 사우회의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한 사랑 나눔은 다 같이 모여 앉아 소소한 이야기꽃을 피우던 회원들 간의 대화에서 비롯됐다.
어느 날 한 회원이 “아프리카 사막지대에는 일교차가 너무 커 어린 아이들이 밤사이 추위로 폐렴이나 각종 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을 꺼내자, 옆에 있던 여직원이 “우리 이참에 체온을 2도 정도 올릴 수 있는 털모자를 만들어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보내자”고 맞장구를 치게 됐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흔쾌히 찬성표를 던졌고 이 때부터 ‘늘픔’ 그녀들의 특별한 사랑 나눔이 시작됐다.
15명이 활동하는 ‘늘픔’ 회원들은 다같이 모여 정성스레 털모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실력이 차츰차츰 늘면서 지난해부터는 분기로 나눠 아우인형과 펠트 교구, 배냇저고리까지 모두 100여점을 만들어 사랑의 선물을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입사한 김주영 회원은 “처음 입사했을 때 낯가림이 심해 동료들과 매우 어색했지만 여직원 휴게실에서 선배 언니들의 뜨개질 봉사 소식을 접하고 함께 하면서 친자매와 같은 정을 나누고 있다”며 “뜨개질 나눔봉사가 직원 간의 화합으로 승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뿐 아니라 ‘늘픔’회원들은 지난해 1월부터 군포공장 인근에 있는 벌말·마벨경로당을 찾아가 어르신들을 위해 안마·지압·수지침 봉사와 레크레이션 등을 선보이며 노인 공경 사랑까지 실천하고 있다.
이혜정 사우회장은 “처음에는 뜨개질 잡는 방법도 몰라 당황하는 직원들도 있었지만,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어린이들의 표정을 상상하며 열심히 배웠다”라며 “지금은 모든 사우들이 프로단계까지 올라 하트모양의 털모자까지 만들 줄 안다”고 내심 자랑했다.
이 회장은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시간을 쪼개 사랑나눔을 전달하는 사우들이 자랑스럽다”며 “올해도 농심의 사훈인 호시우보(虎視牛步)를 생각하며 직장에서는 호랑이 눈같이 매섭게 일하고 소처럼 우직하게 봉사하는 ‘늘픔’ 봉사단으로 거듭나겠다”고 올해의 포부를 밝혔다.
군포=김성훈기자 magsai@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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