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밑 가시’ 빼고 국가공인 결실… 한국 미용산업 ‘新한류’ 이끈다
네일(nail)아트가 바로 그것이다. 네일아트는 손톱, 발톱을 가꾸는 미용기술로 간단한 장비와 작은 장소만 있어도 창업할 수 있어 많은 여성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러나 네일 미용업은 최근까지 국가가 공인하는 정식 업종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 서러움을 겪어야만 했다.
국내 네일미용산업은 이 같은 아픔 속에서 성장했다. 당시 위기에서 많은 여성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제공한 네일아트 1세대가 있다. 바로 이은경 대한네일미용업중앙회 회장이다.
네일아트 1세대로 통하는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대한네일미용업중앙회 회장을 맡으면서 이제 네일미용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장으로부터 네일미용산업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네일미용 1세대로 불린다. 네일미용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옛날 분들은 미용 종사자들이 배우지 못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한다고 인식했다.
지금은 이미용 관련 학교가 200개에 달하고 석박사들도 많이 배출돼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저부터도 확신은 없었다. 90년대초 우리나라에는 아예 네일미용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봉선화 물들이는 손톱문화를 갖고 있는 유교적인 우리나라에서 당시 빨간색만 발라도 안좋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 시대에서 과연 이런 네일미용이라는 것을 돈을 주고 할까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당시 대한민국에는 네일 전문가도 없고 교육기관도 없었다. 그러나 지인이 네일 미용을 하면 어울릴 것 같다는 권유를 받은 뒤 미국에 있는 친정 어머니에게 상담했는데 이미 미국에서는 네일 미용업이 보편화 돼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30대 중반에 시작했는데 10년 후 내 모습을 생각할 때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걸어보는게 도전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손톱을 돈 주고 할까, 미용학원에서 네일미용 수업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많았다. 네일미용 재료 유통도 어려워 비용을 많이 들여 일본 등을 다니며 직접 구하려 다니고 잘못 구입해 처리하지도 못하는 등 실수도 많이 했다.
미국 뉴욕이나 일본을 다녀보니 네일 산업이 발전됐지만 우리나라 현실과 달라 무조건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한국과 미국은 피부도 다르고 정서적으로 달랐다.
시장조사를 하면서 중국같은 경우도 2000년에 들어가 교육을 했는데 한국사람과 달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네일미용에 계속 도전했다. 지금은 중국 제자가 운영하는 학원의 학생이 300여 명에 달하기도 하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한 생각이 든다.
-지금은 네일숍이 보편화 됐다. 이렇게 활성화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처음 네일숍은 외국인들을 상대하는 이태원에 있었다. 이후 강남 등으로 확산됐다. 90년대 중반 이후 IMF 외환위기 때 네일아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당시 여성복지관 등에 가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잠원동에 살던 집까지 찾아와 네일아트를 배우려는 여성들이 줄을 섰다.
외환위기로 어려운 가정살림으로 생업에 뛰어든 여성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눈물을 흘리며 교육받은 분 중에는 지금 호주 등에서 크게 성공한 분들도 있다.
네일미용은 데스크 하나만 있어도 창업을 할 수 있다. 소자본으로 사우나, 카페, 헤어숍 안에서 데스크 하나만 있으면 영업이 가능하다. 손을 만지며 고객과 커뮤니케이션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대한네일미용업중앙회’라는 단체의 회장이다. 단체가 좀 생소하다. 소개한다면.
▲네일미용관련 6개 단체가 있다. 그동안 각자 다들 열심히 활동해 왔지만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할 창구 단일화가 필요했다.
이점을 인식한 단체들이 모여 제도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등 활동을 하다가 지난 2013년 4월 공식 출범했다. 아직은 사단법인으로 공인받지 않았으나 2~3달 안에 곧 받게된다.
-제도개선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는데 구체적으로 네일미용업계의 현안은 무엇인가.
▲네일미용업을 창업하려면 그동안 헤어미용 면허증을 따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네일을 하는데 불필요한 헤어미용 면허를 따는 것은 비용이나 시간적으로도 맞지 있는 손톱밑 가시였다. 네일을 하는데 왜 아무상관없는 헤어미용 면허증을 가져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공중위생법상 문제가 됐다. 숍을 냈는데 자격증은 없이 하는 경우 미용실 안에 네일숍을 운영하는 곳에서 신고하면 단속당할 수 밖에 없었다. 미용실 안의 네일숍이 있는 곳에서 신고하면 구청에서 단속하는 악순환이 지속된 것이다.
네일미용을 하는데 왜 헤어 자격증을 따야 하느냐.이치가 맞지 않았다.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이 같은 문제점을 건의해 다행히 오는 7월 네일미용업이 국가 업종으로 공인받게 됐다.
현재 국가자격 시험을 치르기 위해 산업인력공단과 시험 프로그램을 조율하고 있다. 정부가 네일미용업을 보호해주고 별도의 위생 단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적극 나서줘야 한다.
▲정부가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네일산업과 같은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일자리가 생길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30대 중반 여성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면 안된다.
수요도 있고 네일미용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국가 자격증을 제도가 생겼으나 많은 여성들이 할 수 있는 기술전수도 하고 인력수출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용산업에 종사하는 분 중에 중국 등 해외진출 하려는 분들도 많다. 조언할 부분이 있다면.
▲한국제품이 중국제품 보다 좋은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얼마나 경쟁력을 갖춰나가느냐 따라 성공여부가 결정된다.
저렴한 제품은 중국을 이길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조그마한 키트를 일반인들도 들고다니며 네일을 할 수 있는 일반인들을 상대로한 손톱을 네일숍에 가서 안 해도 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많이 해야 한다.
디자인 등 개발이 필요하다. 좋은 제품을 가지고 중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홍보해야 한다. 국제교류는 지속적인 인내력을 가지고 다녀야지 한두번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용산업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미용산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비스 사업중 최고가 될 것이다. 화장품 산업 미용 산업 성형 부분 등도 우리나라가 우수하다. 케이팝, 한국드라마가 유행하기 전에 이미 10년 전 네일아트를 통해 한국의 우수성을 중국에 알렸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한국의 뷰티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물론 IT 산업도 발전시켜야 하지만 서비스 산업도 중요하다. 이미용 관련 학교가 200개 넘는 곳도 전세계에서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관심을 갖고 꾸준하게 뷰티산업을 지원한다면 미래 전망이 밝다고 하겠다.
-앞으로 협회 운영계획은?
▲소외된 여성들 탈북, 다문화 여성들에게 기술을 전수해서 그런 분들도 돌보며 함께 살 수 있는 협회를 만들고 싶다. 미얀마 등에도 무료 교육 등 재능기부도 준비하고 있다. 이주여성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자격증 부분도 이런 분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제도를 보완하는데 노력하겠다.
대담= 이선호 문화부장lshgo@kyeonggi.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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