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22일 만에 극적 합의 김무성·박기춘, 막후협상 지휘… 국회, 오랜만에 제역할 했다
여야가 30일 철도노조 파업철회를 이끌어내자 정치권에서는 좋은 선례가 도출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막후에서 협상을 주도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민주당 박기춘 사무총장(남양주을)의 활약상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에는 “초당적 신뢰가 여야 합의를 이뤄냈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지난 27일 최은철 철도노조 사무처장이 여의도 민주당사에 진입, 신변보호와 사태 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협조를 부탁하자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박기춘 카드’를 뽑았다.
박 사무총장이 철도 문제를 맡은 국토위 소속인 데다 3선 의원으로서 원내대표,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며 여당 의원들과도 초당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 28일 최 사무처장을 만나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무리하게 요구하지 말자. 협상을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며 큰 틀에서 합의한 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의 동의를 얻었다.
그는 이어 원만한 합의를 위해서는 정부ㆍ여당을 모두 설득할 수 있는 중진 의원과 협상해야 한다고 판단, 새누리당 김 의원에 러브콜을 보냈고 두 의원은 29일 밤 9시부터 11시30분까지 역할을 분담해 양당 지도부를 설득하며 우여곡절 끝에 합의를 도출했다.
두 의원은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상대방의 공을 칭찬하며 감사를 표했다. 산회 직전 김 의원은 “철도노조 파업이 원만하게 합의되도록 노력하는 과정에서 박 사무총장이 큰 역할을 해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고 이에 박 사무총장은 “철도파업과 관련된 내용이 합의되지 않아 국회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 협상을 주도했다. 정부ㆍ여당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 김 의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여야 합의를 통해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했다는 소식에 정치권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인천 연수)는 “국회가, 특히 국토위를 중심으로 잘 해결된 것에 대해 대단히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하며 “마음을 놓지 말고 끝까지 공기업 개혁과 앞으로 미래 발전 사항에 대해 이번에 주춧돌을 잘 놓아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철도파업이 20일이 넘어 도대체 국회와 정치권은 무엇을 하느냐는 국민적 질타가 따가웠던 와중에 여야 합의를 바탕으로 철도파업 사태가 해결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여야 합의를 반겼다.
그는 이어 “철도파업 사태가 민주당의 중재와 국회합의를 바탕으로 평화롭게 마무리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제1야당이 중재역할을 하고 국회가 합의를 찾아낸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자평했다.
강해인송우일기자 hi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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