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김경호 경기도의회 의장

‘무상급식 실현’ 뿌듯… 내년 첫 안건은 ‘의원행동강령’ 조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회 총 의석수 131석 중 72석을 민주당이 차지하면서 8대 도의회 다수당이 됐다. 앞선 선거였던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단 한명의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상황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신장이었다.

반면 경기지사에는 한나라당의 김문수 지사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여소야대의 형국이 된 정치적 상황이 많은 대립과 갈등을 예고했다. 그로부터 3년6개월이 지난 지금 도의회는 수많은 정쟁과 협상, 정치적 타협을 뒤로 한채 새로운 9대 도의회로서의 변모를 준비 중이다.

지난 7월16일 도의회 의장으로 당선된 김경호 의장은 지난 6개월여간 전국 최대 자치의회를 이끌어가면서 무엇보다 소통을 중시, 수많은 정치적 대립을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정부시의원 세차례에 이어 경기도의원을 두번 지내면서 그 누구보다 지방의원의 한계와 역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김경호 의장은 다가오는 2014년을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Q. 8대 경기도의회를 되돌아본다면?

A. 경기도의회가 3년반이라는 시간을 지내오면서 가장 큰 성과는 무상급식을 실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대 도의회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 많았고 8대 도의회에서 실현될 지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특히 경기지사로 한나라당 출신의 김문수 지사가 당선되면서 무상급식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 내년도에는 재정난으로 인해 예산이 많이 감액되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골조는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무상급식이 실현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 8대 도의회가 전국 최초로 제정한 조례가 48건이나 된다. 최대 광역의회가 내적으로도 의원들의 전문성을 키워가면서 주도적으로 입법활동을 하고 있는 부분은 타 시도의회에 모범이 되고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Q. 지난 3년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여소야대 형국속에서 많은 갈등이 빚어졌다. 수많은 대립속에 얻어낸 성과는 무엇인가?

A. 도 집행부는 새누리당이, 도의회는 민주당이 장악하는 상황에서 두 세력간에 힘겨루기를 할 것이라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한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리더십이다. 그런 것을 8대 의회에서 이뤄냈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체득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서로가 존중과 배려를 하지 않고서는 절대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다행히 양당대표들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협상에 임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풀렸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해결되는 데 있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양측 모두가 도 발전이라는 전제를 갖고 소통한 것이었다.

Q. 아직 도의회가 기득권을 가진 채 무분별한 권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A. 그런 차원에서 시도된 것이 지난 8월 자체개혁토론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 토론회는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한 토론회가 됐다. 여야할 것 없이 3가지 개혁입법조례(의원 행동강령 조례안, 의원연구단체 조례안, 해외연수 조례안) 통과를 하기로 합의한 것도 큰 성과다.

특히 그동안 몇년간 처리되지 못했던 의원행동강령 조례안은 내년 도의회의 첫 안건으로 처리하기로 양당 대표가 합의를 이뤘다.

의원행동강령 조례안의 제정은 경기도의회가 청렴한 도의회가 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내비치는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했던 청렴도 평가에서 경기도의회가 하위권에 머물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도민들께 무조건 머리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는 의원들의 국외연수와 관련해 산하단체로부터 위법적인 돈을 지원받아 연수를 가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는 데 있어서도 더욱 투명하게 진행하겠다.

Q. 김문수 도지사와 김상곤 교육감의 정치적 입장차로 인해 많은 갈등이 빚어졌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두 기관은 법정전출금과 학교용지분담금 문제로 많은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편성과정에서 권칠승 예결위원장을 비롯해 양당 대표, 양당의 부의장들이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후배 의원들에게도 민주주의가 나가야 할 방향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지난 2011년 학교용지분담금 문제를 놓고 김문수 지사와 김상곤 교육감이 합의를 했을 당시와는 다르다. 이번은 원칙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합의한 것이 아니라 세부적인 사안까지 모두 합의가 됐다. 이번 합의는 반드시 지켜질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양기관의 신뢰다. 신뢰가 전제돼야 합의도 되는 것인데 이번에는 여러번의 거친 협의를 통해 신뢰가 형성됐다.

도와 도교육청 마찰 문제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의 철학의 차이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생각된다. 부처이기주의이기도 하다. 김 교육감이 보궐선거로 들어왔을때 교육청과 도청간에 갈등이 빚어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평생교육국을 경기도가 만들면서 현실이 됐다.

무상급식 문제까지 불거지자 소통의 부재를 통해 양 기관의 갈등은 가중돼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부분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양기관의 공무원들이 ‘경기도 발전’이라는 대명제를 항상 각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Q. 8대 의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의원들의 개별 선거운동 등으로 인해 소홀한 의정활동이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제기되는데.

A.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소홀히 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닥쳐올 상황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도의회가 도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의정연구센터를 풀가동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연구위원들에게 의원 책임제를 부여해 개별 의원들이 내년도에 해야할 과제들을 부여하도록 할 것이다. 연구위원마다 책임지는 의원을 지정해 일주일에 한번씩 의원들과 연락을 해서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고 특히 도정질문을 하지 못한 의원들이 있다면 실행하도록 종용하고 여건을 만들어 주도록 할 생각이다.

내년 초 업무보고시에는 올 연말에 편성했던 예산의 기조가 무엇이었는지와 목표를 달성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도록 하겠다.

의장 취임 초부터 저의 첫 소임은 8대 의원들이 9대 의회에 다시 들어오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의정연구센터를 맞춤현 지원센터로 만들어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했다.

그런 방편 중 하나로 입법정책담당관실과 예산담당관실을 두 의장에게 맡겨 책임제를 실시했다. 도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노력해왔다.

내년에도 마지막 마무리를 잘할 수 있도록 의정연구센터를 풀가동해 지역구 활동에 신경쓰이게 하는 의원들에게 의정활동을 더욱 매진하도록 해 9대 의회에 다시 돌아올 수 있게끔 하겠다.

Q. 내년 지방선거에 의정부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A. 줄탁동기라는 말은 병아리가 새생명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병아리가 안에서 껍질을 쪼는 동시에 어미가 밖에서 쪼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가 혼자 나가고자 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의정부시민의 힘과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진욱기자 panic82@kyeonggi.com

사진= 김시범기자sb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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