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삼킨 육교… 보행폭은 고작 60cm

인도 점령한 육교, 사람들은 어디로… ‘주민 분통’
의정부국토관리사무소 민원 속출 ‘모르쇠’ 일관 道ㆍ市 “우리와 무관” 외면

의정부국토관리사무소가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국도 47호선에 12억여원을 들여 설치한 육교가 인도를 통째로 점거하는 등 잘못된 설계로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주민들의 계속된 민원에도 관리사무소 측은 ‘문제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경기도와 시 관계자 역시 “우리와 관련 없다”며 주민들의 민원을 외면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눈총을 사고 있다.

23일 의정부국토관리사무소와 경기도, 남양주시 등에 따르면 의정부국토관리사무소는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총 사업비 120억원을 투입해 국도 47호선 남양주시 장현리 일대 총 길이 1.25㎞에 ‘국도시설개선사업’을 완료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개선사업의 일환인 도로확장 과정에서 ‘육교를 설치해 달라’는 인근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12억원을 투입, 1년여에 걸쳐 지난 10월 장현리 삼거리 장승초교 입구에 육교를 설치했다.

그러나 육교를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 및 노약자용 엘리베이터와 함께 설치된 육교는 인도 위를 통째로 점거, 보행폭이 60㎝에 불과해 주민들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육교 계단 역시 양쪽이 아닌 한 쪽으로만 설치돼 있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엘리베이터는 겨울철이라는 이유로 작동을 멈춰 노약자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 육교는 무용지물이며 육교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는 고압전선까지 관통하고 있어 시민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육교 옆에는 이미 지중화 된 전주가 설치돼 양 방향 계단 설치계획 마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애초에 잘못 설계됐다’는 지적이다.

주민 A씨(55)는 “육교 설치로 인도가 사라져 보행에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으며 엘리베이터는 하루가 멀다하고 고장으로 멈춰 이용할 수 조차 없다”면서 “경기도와 시공사 측에 수 차례 민원을 제기했고 남양주시에도 민원을 제기했지만 관리주체가 아니라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육교가 한 쪽 계단으로만 설계된 이유는 이용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일부 제기된 민원에 대해선 조치를 완료했으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부분에 대해선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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