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에서 생을 마감한 ‘얼굴없는 천사’ 이야기가 주위를 훈훈하게 달구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지금은 고인이 된 사자와 그의 미망인. 사자의 미망인은 최근 이천시 창전동주민센터를 찾아 관내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 10명에게 각각 2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창전동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사자가 된 익명의 독지가는 이천 창전동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다 지난 2008년 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유언장에서 ‘지역사회에 헌신하라’는 말을 남길 만큼, 지역사회에 애정이 각별했다. 지금은 홀로 남게된 그의 미망인은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1천만원의 유산을 별도로 남겨 놓은 뒤 올해로 4년째 매년 200만원씩 성금을 전해오고 있다.
이에 창전동주민센터는 지난 6일 사자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부양의무자가 없어 고령에도 폐지를 줍거나 부업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어르신, 6.25사변 때 이북에서 피난온 후 60여년을 홀로 살아오신 어르신, 월남전에 참전, 고엽제 휴유증으로 암투병중인 어르신,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당장의 생계가 어려우신 어르신 등 모두 10명에게 뜻깊은 성금을 전달했다.
성금을 전해받은 김모 할머니(84)는 “나에게 있어 세상은 항상 추운 겨울과 같았는데, 고마우신 분 덕분에 올 겨울뿐만 아니라 남은 여생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창전동 사회복지담당자는 “사자의 미망인이 굳이 이름 밝히기를 끝까지 응하지 않아 ‘날개 없는 천사’의 신원을 전혀 알수가 없었다”면서 “주위 이같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있어 우리 사회는 그래도 살맛나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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