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동북공정을 알고 계신가요?

고인돌을 전공한 인연으로 동북공정을 연구하는 팀의 일원이 되어 6년 째 중국을 드나들면서 역사 왜곡 현장을 답사하고 있다.

작년 여름에는 발해유적지만을 1주일 정도 다녀왔는데 발해를 세운 우리 선조들에게 송구스러운 생각만 가득했었다. 이미 모든 유적은 중국의 유적으로 변질되어 있었고, 많은 유적은 한국 사람에게 접근조차 허용 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혜공주 무덤을 답사했을 때 20m 앞에 무덤이 있지만 현지 조선족 가이드는 정문에서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하게 막았다. 한국 사람이 들어가면 큰일 난다고하면서 빨리 가자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이었다.

한국 사람을 출입시켰다가 그곳 관리인이 큰 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중국 답사단은 유유히 들어가는 데 우리는 어정쩡하게 서 있다가 결국 먼 발치에서 사진만 찍고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서야 했다.

다음에 들렀던 정효공주 무덤도 펜스를 쳐놓고 관리인도 없이 출입금지라는 팻말과 자물통으로 굳게 잠겨있었다. 결국 두 곳 모두 발해 유적이 이곳에 있었구나 하는 정도만 확인하고는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중국은 왜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발해 유적을 답사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한국 학자들의 발해사 연구를 방해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발해사가 한국사에 속한다는 증거를 되도록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동북공정이란 중국의 동북3성(요령성, 길림성, 흑룡강성)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둔갑시키는 작업이다. 즉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 중국의 동북3성에서 전개되었던 우리 역사를 송두리째 중국의 역사로 만든 작업이었다. 우려되는 문제는 왜곡된 역사를 중국 학생들에게 사실인양 가르치고 있다는 점이다.

왜곡된 역사를 배운 중국의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한중간에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역사와 영토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과의 독도 문제보다 훨씬 큰 어려움이 우리에게 닥칠 수도 있는 것이다. 중등학교에 몸담고 있는 필자는 학생들에게 특강도 하고, 교사나 일반인들을 상대로 강의도 하지만 동북공정에 무관심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씁쓸함을 많이 느낀다.

최근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놓고 집필진끼리 자존심싸움을 벌이고, 서로 좌익이니 우익이니 하면서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한 열정과 관심을 동북공정에도 쏟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장문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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