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계열사 해체수순
동양시멘트 모태 재계서열 38위건설부진 한몫 끝내 법정관리行
업계 종사자 사태 촉각
“동양의 위기, 건설업 전반 위기” 10년새 원가 300%↑ 수요 25%↓
재계서열 38위인 동양그룹이 유동성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해체수순에 들어가면서 관련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동양그룹은 30일 이날 만기도래한 1천100억원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상환하지 못해 (주)동양과 비상장 계열사인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3개 계열사에 대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자금 경색과 위기론 심화로 자산이 심각하게 훼손돼 이를 보전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자산과 계열사 매각 등 가능한 자금조달 창구를 모두 열어놓고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도저히 자체 회생이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동양그룹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특히 시멘트업계 등 건설업계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동양그룹이 동양시멘트를 모태로 성장해 온 시멘트 업계의 ‘터줏대감’이라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위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시멘트는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 196%로 동양(650%), 동양네트웍스(723%)의 3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않아 이 날 법정관리를 피했다. 그러나 동양시멘트가 은행 등 채권단의 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업계 종사자 모두 경각심을 갖고 이번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동양시멘트와 (주)동양의 실적 부진이 어려움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멘트업계는 건설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10년 동안 원가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300% 이상 급등했으나, 수요는 오히려 25% 감소했다. 게다가 시멘트 판매가격은 10% 오르는 데 그쳐 대다수 시멘트업체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한때 업계 전체가 고사 직전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국내 시멘트 업계 상위 7개사의 최근 5년간 누적 적자 규모는 9천837억 원에 달한다.
도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물론 그룹 내의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어려움에 크게 한 몫했을 것”이라며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위기로 볼 여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