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청 수화 동호회 ‘손짓’
“편견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더 많은 손짓을 하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손짓을 한다. 누구를 부르거나 안내할 때, 방향을 가리킬 때… 등등. 이러한 손짓 말고도 하나의 의사소통으로 작용하며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편견의 벽을 허물게 하는 아름다운 손짓이 있다. 바로 ‘수화’다.
이러한 아름다운 손짓, 수화를 원 없이 하기를 자청한 안산시 공무원으로 구성된 동호회가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동호회 이름도 ‘손짓’이다. ‘손짓’은 작년 11월 꾸려졌다.
현재 손짓의 회장인 단원구청 주민복지과 박하연 계장(46ㆍ여)과 문효순, 노서경 주무관 등 평소 수화에 관심이 많던 이들을 중심으로 동호회가 마련됐다. 안산시 직원들이 하나 둘 가입하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회원 수가 20명에 달한다.
손짓 회원들은 본격적으로 지난 3월부터 경기도농아인협회 안산시지부의 도움을 얻어 수화 삼매경에 빠졌다. 처음엔 모든 것들이 낯설었다. 그러나 회원 간의 단합과 열정으로 동작 하나하나가 차츰차츰 몸에 배기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7월 손짓 회원들이 더욱 하나로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경기도에서 매년 실시하는 경기도공무원 수화경연대회가 9월에 열린다는 내용의 참가 공문이 각 시ㆍ군에 전달된 것.
이때부터 회원들은 주말도 잊은 채 대회 준비에 열을 올렸다. 직장인들의 염원인 여름휴가도 반납했다. ‘수화는 언어다’는 주제 아래 이문세의 ‘붉은 노을’ 최신 버전을 틀어놓고 수화에 깜찍한 율동을 곁들였다. 그렇게 땀 흘려 준비하기를 삼 개월여.
이들은 지난 11일 열린 대회에서 쟁쟁한 실력의 10개 팀을 따돌리고 ‘대상’을 품 안에 넣었다. 화려한 복장이 아닌 분홍, 노랑, 파랑 단색 복장에 정확한 수화 전달이 대상에 선정된 심사평이었다.
오는 24일 안산시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청렴 골든벨’ 행사에 출연 제의를 받고, 2명의 신입 회원이 추가로 영입될 예정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
그동안 맹훈련 탓에 “당분간 밀린 일 좀 처리해야죠”라고 말하는 박하연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당장 다음 달부터 다시 수화 연습에 돌입해 어려운 환경 속에 살아가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권혁준기자 kh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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