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먼 길(TSR), 열린 길(TCR)

최근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에서 열린 세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따로 가진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현안, 동북아 안보, 경제교류확대 등 폭넓은 대화를 나누었다.

무엇보다 TSR(러시아 횡단철도) 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것을 보면서 2000년 초반까지 활발하게 진행됐던 러시아 중심의 북방외교가 다시 점화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되었다. TSR이 무엇인가? TCR(중국대륙 관통 철도)과 더불어 한반도 남단 부산에서 대륙으로 또 유럽까지 육로를 타고 직행할 수 있는 양대 축이 아닌가.

그 힘든 해운, 항공 수단이 아니더라도 대륙을 넘어 유럽까지도 인적, 물적 자원을 안전하게 저비용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그야말로 현실 속에 존재하는 희망의 길이 분명하다.

꼭 실현되기를 기대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 없어 박근혜 정부에 고언을 올린다. 왜 먼 길(TSR)은 보면서 열린 길 (TCR)은 언급을 않는지 궁금하다.

 

지난 6월 중국 국빈 방문 시 북한이 언제라도 차단기만 올리면 통행할 수 있는 TCR 개통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는지 하는 것이다. 과거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가 추진했던 ‘햇볕정책’의 산물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외에도 남북 간 육로(경의선 철도. 국도1호)가 연결되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TSR은 경원선 복원이 전제돼야 하고 남북 간의 또 다른 이해관계 설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러시아 지역만 통과하는데도 1만 Km가 넘는 험난한 교통로인데 비해 TCR은 4천 ㎞ 구간에 TSR 연결은 물론, 인도 등 서남아시아와 유럽까지도 직접 연결이 닿는 철의 실크로드이다.

중국정부의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을 이 철의 실크로드 복원에 두고 있으며 그 한쪽 자락에 한반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세계인구 중 30억 명이 이용 가능하고 우리나라 교역량의 절반 이상을 해결할 수 있는 TCR. 한국의 기술과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해외투자, 그리고 북한의 인력이 참여하여 남북한 군사적 긴장의 완충 효과로 한반도 평화 조성 및 장기적으로 동북아 정세 안정은 물론 참여국가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파주 장단 국제 평화 공단’이 실현되고 그곳에서 생산된 물자들이 이 길을 타고 대륙 곳곳으로 운반되는 모습이 결코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고 구체적이고도 확실한 정책 대안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박정 중국 국립우한(武漢)대학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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