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캠프마켓 부지, 일제강점기에 판 바닷가 연결 땅굴 아시나요 2차대전때 군수물자 등 운반 주민들 “땅굴 5곳 직접 봤다” 시민참여協 “내부조사 필요”
“부평 미군기지에 근무하면서 땅굴에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일제강점기 육군 조병창, 광복 이후 미군기지로 이용 중인 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 부지에 일제강점기 조성된 땅굴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평 미군부대 시민참여협의회(이하 협의회)는 1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부대에서 근무했던 주민과 함께 미군부대 내 땅굴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미군부대에서 34년간 근무하며 기지 통신대 소장을 지낸 박모씨(67)는 현 캠프마켓 정문 인근에 2개, 나머지 지역에서 3개의 땅굴 입구를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지난 2006년 무렵 호기심으로 땅굴 속에 들어가 봤다는 박씨는 당시 땅굴 폭이 2m가량으로 높이는 사람 키보다도 더 컸다고 회상했다.
이날 박씨 외에 이모씨(72) 등 다른 증언자도 땅굴이 2차 대전 당시 공습에 대비해 일본군이 만들었으며, 내부에는 열차 레일이 깔려 땅굴이 이어진 바닷가까지 유물, 동전, 금속 등 각종 군수물자를 운반했다고 입을 모았다.
땅굴의 존재 사실은 그동안 간간이 지역 원로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으나 구체적으로 증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례로 1980년대 인근 아파트 부지를 개발하면서 옛날 동전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으며, 이곳 땅굴에 지하수가 유입돼 인근에 주둔하던 한국군 부대가 식수 및 생활수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2000년 무렵 부평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땅굴이 발견돼 가득 찬 지하수를 빼내고자 양수기가 동원됐지만, 물의 양이 너무 많아 내부 조사를 포기하고 입구를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땅굴을 정밀조사해 규모와 용도 등을 규명하고, 미군부대 내 일본강점기 건축물 35개 동과 함께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경전 협의회 부위원장은 “증언 등을 종합해보면 당시 땅굴이 최소한 동암이나 주안 인근까지 연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역사적 유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내부 조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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