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2013 에딘버러 축제

작년엔 아비뇽 페스티발을, 금년 8월에는 에딘버러 축제를 2주간 다녀왔다. 예술 축제로서 가장 성공한 축제인 에딘버러 축제와 아비뇽 축제는 그야말로 축제 중의 축제이다. 온도시가 축제로 들썩거리고 활력이 넘쳐난다. 특히 이번 에딘버러 축제를 참관하면서 몇 년간 축제을 운영해온 필자로서 많은 것을 뒤 돌아 보고 생각을 가다듬을 기회를 갖게 되었다.

에딘버러 축제는 1947년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은 시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고 도시 활성화를 위해 시작 이래 끊임없이 발전하고 진화해왔다. 에딘버러 거리를 걷다보면 초중고학교에서 배운 많은 이 지역의 역사적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이며 역사가 데이비드 흄,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 증기 기관차를 발명한 제임스 와트, 올드랭사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인 로버트 번트 등의 동상을 도시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축제는 8월 9일에 시작하여 9월 1일 까지 계속되었는데 300여 곳이 넘은 공연장과 거리에서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장은 물론 도서관, 공공시설과 교회, 레스토랑과 스튜디오, 술집, 광장, 거리까지 공연이 펼쳐지고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시 당국에 의하면 인구 45만 명이 에딘버러의 축제를 보기위해 찾은 관광객이 15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천, 울산 등 200~300만 명의 광역시에도 제대로 된 미술관, 박물관이 하나도 없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부럽고 우리문화 현실이 안쓰러울 뿐이다.

과연 이러한 세계적인 축제를 이끌어가는 시민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잘 갖추어진 문화 인프라의 힘이며 시민들의 지역문화에 대한 애정과 아이덴티티의 힘이며 자부심의 소산이다. 특히 이번 에딘버러 축제는 우리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등으로 한국의 공연과 전시가 많은 주목을 끌었다.

에딘버러 대학 미술관인 라이스 탈보트 미술관의 백남준 특별전, 에딘버러 축제에서 가장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군악대연주(타투)의 우리육군군악대 대취타 팀과 무용단의 공연, 거대한 에딘버러성의 한글영상, 미디어 아티스트 김형수의 미디어 쇼인 미디어 스킨 등이 에딘버러의 밤과 낮을 빛나게 했다. 그 이외에 고래야, 극단을 모시는 사람들, PMC 프로덕션 등이 참가하였지만 성과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최진용 의정부 예술의전당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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