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孝)문화역사공원 조성’ 목소리 확산 “효문화역사공원은 시대적 요청”… 융릉·건릉·용주사 일원은 ‘孝의 성지’
효(孝)는 인간 도리의 근본이다. 효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다.
“백성들에게는 효를 강조하는 왕으로서 내 아버님께는 효도 한번 못하다니…”
정조는 뒤주에 갇혀 28세 젊은 나이에 죽고 만 부친 장선세자(장조=사도세자)의 비참한 죽음이 늘 가슴이 아팠다. 어릴 때 목격한 당시의 모습이 뇌리에 떠오를 때마다 정조는 부친의 영혼이 구천을 맴돌 것만 같았다. ‘저승에서나마 왕생극락하시도록 돌봐드려야지’라고 다짐했던 정조는 양주 배봉산에 묻힌 부친의 묘를 절 가까이 모셔 조석으로 영가를 위로하기로 결심, 마땅한 장소를 물색하게 했다.
정조는 먼저 지금의 경기도 화성군 태안면 안념리 화산(花山)으로 부친의 묘를 옮겼다. 이와 함께 묘를 현륭원(顯隆園)으로 승격시켰으며, 해마다 아버지의 능을 참배하기 위해 화성을 방문했다. 그리고 부친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1790년 용주사(龍珠寺)를 창건했다.
정조는 “진리의 삶이란 부모를 잘 섬기고 처자를 사랑하고 보호하며,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는 평범한 가운데 있다”고 했고 그중에서도 “부모에 대한 효도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해서는 안 될 인간의 근본 윤리”라고 말했다.
정조의 효심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가정의 질서를 유지하는 틀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 도리의 근본을 실천해 만인의 귀감이 됐다. 효행실천이 기본 질서가 되는 세계인류 사회에 바른 정신을 일깨우고 가르침을 주는 환경을 만들었다. 정조는 백성들에게 부모를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를 가르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융릉(장조와 헌경왕후가 함께 모셔진 합장릉)과 건릉(정조와 부인 효의왕후 김씨가 모셔진 합장릉)을 비롯해 용주사와 만년제 일원은 불세출의 정조대왕 효문화권이다. 그런데 ‘효의 사찰’로 불리는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 일대 아파트단지를 건립하는 택지개발이 10여년 이상 표류 중이다.
화성시 송산동 화성태안 3지구 택지개발예정 지역은 지난 1998년 ‘사업 지구’ 지정 뒤, 2004년 토지보상이 모두 끝났지만, 환경단체, 시민단체, 불교계 등의 반대로 2009년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LH, 원주민, 경기도, 화성시 등 태안3지구 관련 당사자들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낸다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특히 융릉·건릉과 용주사 일원은 세계 유일의 효 문화유적이므로 고층아파트를 설립하는 대신 효문화역사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 _ 강현숙 ·박준상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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