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릉·건릉 일원 ‘孝문화공원’ 최적지 국회의원·해당 지자체가 앞장서야
MB정부 ‘효 테마공원’ 공약 눈치만 보다 空約… 박근혜 정부, 孝 중시해야 ‘행복시대’ 성공
8월 4일 오후 2시 용주사 회의실에서 각계 전문가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문화유산 융릉·건릉 일원 정조대왕효문화역사공원지정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정조대왕문화진흥원 주최, 이선호 경기일보 문화부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는 융릉·건릉 일원을 정조대왕효문화역사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특히 유동준 사단법인 정조대왕기념사업회 이사장, 이남규 한신대 한국사학과 교수, 이해종 한중대 행정학과 교수, 김준혁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김종두 전국효운동단체 총연합회 사무총장 , 용주사 정호 스님, 인해 스님, 이재우 사단법인 모아재 사무국장, 이선주 화성시의원, 이희경 전 수원시의원 등의 전문가들이 위기에 빠진 정조대왕효문화역사공원 지정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용주사 정호 주지스님은 개회사에서 “정조대왕의 개혁정신, 위민정신, 효행정신, 그리고 대동사회의 이상이 새롭게 조명돼 이 시대 제반 병리현상의 구원 가치로 자리 잡게 되고 이에 따라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되기를 희망한다”며 “아울러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이 어려 있는 이곳 융륭·건릉 일원의 효 테마공원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좌담회의 주요 토론 요지를 간추려 게재한다.
정조대왕은 ‘조선 최고의 개혁군주’로 평가된다. 정조대왕이 남긴 위대한 정신 문화유산은.
김준혁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를 이야기할 때 세종과 정조를 이야기한다. 특히 정조는 조선의 개혁군주이면서 효를 실천한 역사상 뛰어난 효자이기도 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잘못 굳어져 온 조선 후기의 부패정치를 깨고 새로운 개혁정치를 펼친 정조대왕의 업적이 개국 조선의 기반을 다진 세종대왕 못지 않게 위대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다.
규장각을 정비해 개혁의 산실로 삼고, 과거제도를 정비하고 신분차별과 지역차별을 없애고 서자등용, 장용영설치, 형정의 쇄신 등으로 문화,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개혁을 단행했다. 이는 곧 억울한 백성이 없는 사회 즉, 공정한 사회를 이루고자 함이었다.
정조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킨다는 것은 21세기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경제발전을 통해서 국민의 안녕을 꾀하려고 하는 이 시대에 가장 모범적으로 본 받아야 할 지도자가 정조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세계 유일의 효문화역사공원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효문화역사공원이 왜 필요한지.
용주사 주지 정호 스님= 정조의 개혁정치 근간에는 효심이 담겨 있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가 억울하게 돌아가셨다고 생각해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고 효도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나라를 다스리는 제1의 원칙을 억울한 백성을 없게 하는 것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정조는 억울한 백성들이 임금님께 직접 호소하기 위해 징을 치게 하고 억울함을 직접 해결해주는 ‘격쟁(擊錚)제도’를 시행해 백성과 직접 소통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일이며, 재위 24년 동안 능행차 66회를 통해 3천355여회의 민원을 해결했다. 융릉·건릉 용주사 만년제 일원은 정조대왕의 부친 사도세자에 대한 지극한 효심이 배어 있는 유적으로 세계 유일의 효행유적지로서 서로 분리불가한 하나의 유적이다.
특히 2009년 6월 조선왕조 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일괄 등재돼 더욱 역사 문화 자연경과의 보존이 필요한 상황이다. 역사적으로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전통적 지도 가치는 충·효·예라 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1의 가치를 효에 둘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효를 상징할만한 공원이 조성돼야 한다.
융릉·건릉 일대 문화재가 많다. 분포현황은.
정해득 한신대학교 한국사학과 외래교수= 첫 번째 융릉·건릉은 조선왕조 왕릉 40기의 대표 왕릉으로 풍수학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정조대왕은 신하들과 융릉·건릉 일원의 풍수적 지세에 관해 수많은 토론을 했는데 이러한 기록은 풍수학을 이해하고 공부하는데 좋은 자료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두 번째 용주사는 1790년 정조대왕이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한 원찰로 세워졌다. 정조대왕의 뜻에 따라 부모은중경판을 인출·보급해 백성들에게 효행을 장려해 왔다. 세 번째가 바로 독산성이다.
정조는 1790년 독산성에 들러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독산성에 왔을 때의 일을 지역 어른들에게 묻고 이들을 대궐에 들어오게 해 재물을 주고 쌀을 내려줘 부친을 향한 효심을 보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산성이 3천개 정도 보고가 되고 있는데 3대에 걸쳐 왕이 올라간 것은 독산성이 유일하다.
효문화역사공원 지정이 답보상태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용주사 주지 정호 스님=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용주사를 다녀갔다. 당시 한나라당 공약사항으로 채택된 바 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그리고 제18대 대통령 선거당시 새누리당 불교정책 공약으로 약속한 바 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가장 큰 이유로 바로 지도자들의 태안지구의 정신문화적 가치에 대한 절대적 확신 부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용주사라는 한 불교단체의 민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관계 공무원들이 효테마공원을 지정·수용하고 공원을 조성하는데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든다는 잘못된 사실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효문화역사공원 지정을 위한 그간의 노력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이남규 한신대학교 한국사학과 교수= 경기문화연대부터 시작해 정조대왕문화진흥원에 이르기까지 현재 7년째 노력 중이다. 태안3지구는 융릉·건릉의 원래 능역으로 정조대왕의 초장지였으므로 이 지역을 공원으로 지정하고 원래의 자연경관을 보존해야 한다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각종 학술대회, 교육활동, 콘텐츠 개발, 감사원청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간의 노력은 800페이지짜리 사업보고서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태안3지구 문제를 용주사라는 불교계가 나서서 주도적으로 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국가가 잘못한 문화재에 대한 정책을 수정하고 보존하고 더 나아가 활용하기 위한 운동을 경기문화연대가 함께했다고 자부한다.
LH에서 개발하는 태안3지구 심각성은.
이해종 한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태안3지구(화성시 송산동 일원)는 세계문화유산 융릉·건릉과 용주사, 만년제(경기도지방문화재 제161호) 사이의 36만평에 3천700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하고자 하는 택지개발지구다. 그런데 태안3지구는 입지선정부터 잘못된 것이다. 잘못된 단추를 다시 끼우려니 아귀를 맞추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융릉 일원의 산세를 보면 좌청룡 우백호가 만나는 수구(水口)에 만년제가 있고 태안3지구는 이 수구 안에 계획돼 있다. 이는 마치 남의 집 담장 안에다 집을 짓는 형국이다. 입지 선정부터 가치인식을 새롭게 해서 사찰의 문제가 아니라 범국가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태안3지구 문제가 훨씬 더 가치 있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융릉·건릉·용주사·만년제 등 문화재 산재
태안3지구 택지개발 허가 이해할 수 없어
역사·문화·자연경관 보존해야
지도자들, 태안지구 문화적 가치 확신 부족
관계 공무원들도 불교단체 민원으로 치부
1조원 넘는 예산 소요 주장은 허구
5월 정조문화진흥원이 창립했다. 진흥원의 역할은.
이윤진 정조대왕문화진흥원 운영위원장= 경기문화연대라는 시민단체조직이 힘을 합쳐 태안3지구 문제를 풀기 위해서 7년 동안 열심히 노력을 해왔는데 좀 더 큰 조직으로 가야만이 효율적으로 이런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7개의 큰 단체와 기관들이 힘을 합쳤다.
지난 5월 7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김문수 지사 등 약 500명이 참석해 성대하게 정조대왕의 뜻을 잘 받아들여 창립식을 했다. 현재 태안3지구라는 엄청난 괴물이 짓누르고 있는 상황인데 그 부분을 문화적으로 잘 수습해서 효테마파크 정조대왕효문화역사공원으로 그 안에 하드웨어도 잘 구성하고 소프트웨어 적인 면도 잘 정비해서 정조대왕의 뜻이 이 시대에 잘 접목돼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융릉·건릉은 지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관리가 되고 있지만 다른 유적은 거기에 비해서 국가적으로 관심도가 낮다. 그런 부분을 국가문화제로 승격을 시킴으로써 태안3지구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계 경제문제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서 토론하고 세계 효문제는 화성에서 열리는 정조대왕 효포럼에서 논의하는 날이 올 것이다.
효문화역사공원 지정을 위한 해법은 없나.
유용근 전 국회의원= 효문화역사공원 지정문제는 이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하나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 지역 국회원들이 중심이 돼서 특별법을 제정하는데 법적, 제도적인 안을 만들어서 정식으로 국회에 제출해 특별법을 제정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대통령에게도 건의를 해서 정치적으로 관철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경기도와 수원, 화성, 오산시가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유동준 사단법인 정조대왕기념사업회 이사장= 효와 관련해서 한·중·일에 특색 중 하나로 한국은 효, 중국은 의, 일본은 충의 차이점이 있다. 정조대왕의 위대성은 효뿐만이 아니라 개혁군주라는 것에 그 위대성이 있다.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치유하는데 효실천운동의 메카로서 융릉·건릉 일원이 최적이다.
김상회 경기도의원= 우리나라가 문화재보호법에 의해서 문화재라는 것을 정적인 보존의 원칙에서 공간적 보존의 개념으로 확대하고 있다. 경관조례가 2009년에 제정돼 시행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경관법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해당사자 소유주와의 체결에 대한 문제가 커다란 걸림돌로 남아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경기도 경관조례안에 포함하거나 아니면 그 외 별도의 상황 속에서 조례를 만들어내는 부분에 초안 작업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 안에는 결실을 볼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김종두 전국효운동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박근혜정부에서 추구하는 게 ‘행복시대’는 ‘효’와 ‘복지’가 융합이 돼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가정이 건강하지 않으면 결코 사회와 국가가 건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효와 복지의 융합을 통한 행복시대로 가는 데에 있어 효는 꼭 필요하다. 21세기 정조대왕의 가정적 효 리더십과 국가적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행복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이 문제를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용주사 주지 정호 스님= 태안3지구 효테마공원 지정은 이 시대에 살고 있는 모든 우리의 역사적 사명이다. 세계적인 역사학자이자 문명 비평가인 아놀드 토인비는 “한국이 미래의 인류사회에 크게 이바지하고 기여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한국이 전통적으로 뿌리 내려온 부모를 공경하는 효사상과 한국의 고유한 윤리적 문화가치가 담겨있는 상·장례문화”라고 피력했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도시화, 핵가족화가 되면서 경로사상뿐 아니라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조상숭배의 근본정신마저도 퇴색됐으며, 개인주의와 편의주의, 물질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전통가족사회가 붕괴될 상황에 처해 있다. 현대문명의 발달로 인해 사회가 떠안고 있는 모든 고민이 효사상으로 인해 풀려나갈 수 있다고 본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세계문화유산 융릉·건릉 일원 정조대왕효문화역사공원지정이다.
글 _ 강현숙 ·박준상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