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나무 재선충병 발견 “연천 숲 지켜라” 초비상

전곡 고능리 국유림 등서 잣나무 111그루 감염 확인 산림당국 ‘정밀조사’ 나서

연천지역 국유림과 사유림에서 처음으로 잣나무 재선충병이 발견돼 산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매개충인 북방수염하늘소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인데다, 습성상 같은 지역에 머물며 주변 잣나무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연천군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연천군 전곡읍 고능리 국유림과 사유림에서 잣나무 111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잣나무 재선충병은 지난 2006년 12월 경기도 광주에서 국내 처음 확인된 이후로 주로 포천·남양주와 강원 춘천 지역에서 발견돼왔으나 연천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감염 경로는 역학조사 결과 인근 주택의 화목 난로용 땔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땔감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조사한 결과 재선충이 나왔기 때문이다.

재선충은 나무에 구멍을 뚫고 들어간 뒤 수액 이동 통로를 막아 나무를 말라죽게 한다.

산림당국은 잣나무의 경우 감염 증세가 소나무보다 늦게 나타나는 특성에 미루어 외관상 증세가 없어도 감염된 나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소나무류 이동 통제를 강화하고 다음 달부터 감염된 잣나무를 모두 베어내기로 했다.

문일성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중부지방에 화목 난로가 많이 보급돼 무분별한 땔감 사용으로 재선충이 퍼지고 있다”며 “매개충은 이동이 많지 않아 감염 나무 이동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당국은 최근까지 경기지역 8개 시·군에서 재선충병 감염 나무가 확인되는 등 확산 조짐을 보이자 지난 27일부터 헬기 5대를 이용, 도내 28개 시·군 14만㏊를 조사하고 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53520@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