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연극촌을 다녀왔다. 제13회째를 맞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무더운 여름만큼이나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밀양 연극촌은 1999년 9월1일 연극 공동체를 지향하는 연출가 이윤택과 연희단 거리패의 단원들이 밀양시 무북면 가산리 소재 폐교된 월산 초등학교에 둥지를 틀면서 연극촌으로 자리 잡게 됐다.
2000년 숲의 극장 개관부터 2010년 7월 연극촌의 핵심 공연 공간인 성벽극장 개관까지 꾸준히 기반을 다지고 공연 공간, 교육공간, 전시공간 등을 확충해 왔다.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에 이러한 연극 촌이 있다는 것은 밀양 시민으로서는 큰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밀양 여름 축제는 많은 성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미비한 것 또한 많다. 축제의 신명이 약하고 주민 참여를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고 의전 매뉴얼이나 홍보전략, 다양한 프로그램, 특히 눈에 띠는 체험 프로그램 등이 미약하다. 또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약하다.
또한 편의 시설의 미비와 아름다운 가산 저수지를 끌어안지 못하고 있다. 좋은 공연과 뛰어난 힐링 공간을 연계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축제의 판이 벌어지면 도시 전체가 들썩여야 하는데 그 힘이 약하다. 축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15년은 짧은 기간이지만 축제가 축제답기 위해서는 보다 지역과 호흡을 함께 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지역이 일회성, 전시성, 과시성 축제나 이벤트에 비해 밀양은 훨씬 문화적으로 세련됐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 아무 의미도 찾을 수 없는 축제가 너무 많은 각 시군의 현실을 감안 할 때 밀양 여름 공연 축제는 칭찬을 받을만하고 본받을 만하다.
최진용 의정부 예술의전당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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