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경기도 대표 도서관, 현실적 대안 찾아야

경기도는 최근 광교 신청사예정지 옆에 전국 최대규모의 18만2천160㎡규모의 문화공연장 건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도는 재정상황 등을 고려해 서울 예술의 전당처럼 대기업의 후원을 받아 부지매입비 720억원, 건축비 700억원 등을 조달한 뒤 공연장에 해당 기업의 명칭을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김문수지사가 1천500억원 규모의 후원금을 기업체로부터 조달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새로운 문화의 전당 건립과 별도로 도는 기존 문화의 전당은 경기도 대표도서관과 어린이 전용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으며 3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역대표도서관은 2006년 도서관법이 개정되면서 등장하게 됐다. 그 배경은 광역자치단체가 그 지역의 도서관발전에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하도록 중심이 되는 도서관을 경영하도록 하고 있다.

선진외국에서는 광역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은 시설 자체가 그 지역 문화의 상징이고 그 지역에서 가장 중심적인 도서관이며 일반적으로 광역자치단체 청사 인근에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2012년 10월에 개관한 서울시의 서울대표도서관도 2만㎡ 규모로 서울시 구청사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2012년 1월 파주시 교하도서관을 지역대표도서관으로 지정하고 2층에 사무실 1~2개로 도서관도 아닌 도서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본의원이 작년 10월 경기도 공공도서관 설문조사에서 도내 사서 81%가 파주시 교하도서관을 지역대표도서관으로 지정한 정책에 대해 잘못됐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기도가 기존 문화의전당을 지역대표도서관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과거보다는 획기적인 공공도서관 정책방안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광교신도시 경기도청사 부지에 신문화의 전당이 성공적으로 건립돼야 한다는 불확실성의 조건이 있다. 이를 위해 김문수 지사가 우선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자금도 조달해야 한다. 그리고 자금 조달이 성공한다고 해도 신문화의 전당이 건립되려면 설계 및 건축기간이 4~5년 정도 소요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하고 기존의 문화의 전당이 리모델링해서 지역대표도서관이 정상화되려면 얼마의 기간이 소요될 지 아직 예측조차 어렵다. 만약 자금조달이 부진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처음부터 없었던 이야기가 된다.

경기도 문화의 상징인 지역대표도서관 개관을 불확실성에 담보로 둘 것이 아니라 이제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마침 수원시 인계동 인근에 교육청 산하 경기평생교육학습관이 있다. 경기평생교육학습관은 처음부터 도교육청에서 지역대표도서관을 고려해 2008년 5월에 개관된 국내에서는 2번째 규모의 공공도서관 시설이다. 장서 65만, 직원이 50명 규모이니 우선 지역대표도서관으로 운영해도 손색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학습관이라는 명칭인데 이는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이 협의해 학습관이라는 명칭을 본래 설립목적에 따라 공공도서관 명칭으로 환원하고 경기도가 지역대표도서관으로 지정하면 경기도 지역대표도서관 문제는 우선 해결된다. 그러면 도서관 정책업무는 도청 도서관과가 도서관 업무는 새로운 명칭의 도서관이 수행하면 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된다면 경기도가 지역대표도서관 운영문제와 관련해 2006년 도서관법 개정이후 6년간 표류하고 있는 현안이 해결되는 것이며 향후 대표도서관 현안으로 예상되는 소모적인 예산집행도 차단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도청과 도교육청이 교육관련 각종 현안을 상생차원에서 해결하는 돌파구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강득구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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