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아토피 학부모의 절규와 희망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운 여름~ 아토피 아이들에겐 더 할 나위 없는 아픔의 시간들~ 그러나 아토피의 원인을 알게 됐고, 치료가 되고 있으니, 너무 행복해요”

얼마 전 아토피 환아 엄마들과의 대화에서 나온 말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지난 과정을 얘기할 때면 눈물을 글썽이지 않는 엄마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아토피는 사회 경제적 성장에 따른 생활환경 및 면역체계 변화 등에 따라 발생하며, 오염이 덜된 시골의 황토방과 숲이 우거진 곳에서 생활해야 낫는 질환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토피 질환의 원인은 크게 환경원인(흡입항원)과 식품원인이 있는데 천식, 비염, 피부염 등으로 나뉘고 어릴 때는 피부염을 앓다가 성장하면서 비염, 천식으로 옮겨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환경원인은 요인을 제거해 주면 되지만, 아토피 피부염의 식품원인은 현재 시행하는 어떠한 검사로도 진단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경기도에서는 ‘아토피 없는 경기도 만들기’ 정책의 일환으로 어린이 아토피 질환의 유병율을 감소시키고 원인진단과 근본적인 치료 및 아토피 질환의 예방관리를 위한 사업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2년차 “어린이가 행복한 아토피 예방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한 선진 정책으로, 시범학교를 선정해 식품원인까지 진단하고 치료까지 해주는 것이다.

 

10여회 이상의 포럼을 통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이 사업에 참여한 아토피 환아 부모들은 희망의 절규를 하고 있다. 몇 가지로 요약하면, 지금까지 숱하게 병원을 전전했지만 이러한 진단과 치료법이 있는 줄 몰랐는데 알게 된 것이 행운이다.

행정기관에서 이런 사업까지 하니 진짜 믿음이 간다. 식품첨가물이 주요원인 중 하나이니 덜 쓰도록 해 달라. 아이들이 입학 전 유치원 때부터 아토피 예방, 진단, 치료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거점병원을 가까운 곳에 지정해 달라. 최근 불거지고 있는 쇼크성 알레르기 환자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 대책 등이다.

지금까지 필자는 많은 포럼 등에서 여러 의료인들을 만나봤지만 한결같이 아토피의 근본적 치료는 불가능하고 유병율을 낮추는 방법도 없다고 했었다. 그러나 경기도의 과감한 정책은 성공을 거두며, 20%에 육박하는 아토피 환아들에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부모들과 소통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행정의 지향점이 무상급식 등 형식과 성과위주에 치우치지 않았나 되새겨보며 이제부터는 질과 내용 위주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의용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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