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뒷산 토사 ‘와르르’ 발코니 앞까지 흙더미 엄습 입주민들 ‘우면산 참사’ 악몽
이천시 송정동 신일아파트 입주민들이 뒷편 야산에서 쏟아진 토사로 발코니가 매몰되는 등 산사태 우려가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5일 아파트 입주민들에 따르면 장대비가 몰아친 지난 22일 오전 7시께 송정동 신일아파트 206동을 중심으로 205동, 208동, 209동 등 4개 동 뒤편에 위치한 야산에서 깊고 널따란 골이 형성되면서 순식간에 토사가 밀려 들었다.
이 사고로 펜스와 화단은 물론 조경수까지 훼손됐으며 심지어 발코니 부근까지 토사가 차 올라 입주민 대피소동까지 벌어졌다.
사고 현장은 1m80㎝ 깊이의 배수로가 아파트 단지와 뒷산을 구분하는 경계, 방호 역할을 하는데 그쳤고 수 년전부터 형성된 야산 경사지 골은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돼 있었다. 다만 지난해 1월 입주민들이 수방대책 등을 요구하자 경기도 등 관계당국은 모레 자루를 쌓는 방법의 형식적 공사에 그쳤다는게 입주민들의 한결같은 항변이다.
입주민 김모씨(45)는 “토사가 밀려들 당시, 우면산 같은 악몽이 생각날 정도로 소름끼쳤다”며 “쏟아진 폭우로 뒷산 골이 순식간에 깊고 널따랗게 확장되면서 물과 함께 토사가 밀려들어 두려움에 떨었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뒷산에 물이 흐르는 골짜기가 생기면서 입주민들은 관계당국에 수 차례 대책을 요구해 왔다”면서 “마지 못해 지난해 초 모레자루로 산에서 흘러내린 유수를 막는 형식적 공사에 그쳐 이번 사고를 키웠다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천시 송정동 신일아파트는 1천8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지난 2001년 7월 준공됐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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