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개구리에게 감사하라

‘창조경제’와 직결되는 핵심 단어의 하나는 ‘지식재산’이다. 아마도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겐 ‘지적재산’이라는 표현이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2011년 ‘지식재산기본법’이 제정된 후 혼용되던 표현이 ‘지식재산’으로 표준화되었다. ‘지식재산’ 창출의 중요한 근원의 하나는 발명이다.

여섯 해 전에 영국 일간지인 ‘인디펜던트’가 ‘세상을 바꾼 101가지 발명품’을 ‘주판(abacus)’에서 ‘지퍼(zip)’까지 알파벳 순서로 선정한 바 있다.

이 신문은 인류가 59만년 전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로부터, ‘인터넷’(1969년), ‘전자시계’(1972년), ‘종이’(105년) 등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발명품 외에 콘돔 (1640년), 브래지어(1913년), 단추(1235년), 진통제인 아스피린(1899년), 마우스(1964년), 여성용 피임약(1951년), 자전거(1861년) 등을 ‘101가지 발명품’에 포함시켰다. 최신 발명품의 영예는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iPod)’이 선정됐다.

2001년 출시된 이후 시간당 2천여개가 팔려나가 음악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다는 게 선정 이유다. 아마도 요즈음 이 ‘101가지 발명품’이 소개되었다면 당연히 ‘스마트폰’에게 그 자리를 내 주었을 것이다.

기사의 내용 중 재미있는 내용은 ‘101가지 발명품’이 아니라 건전지를 목록에 포함시키고, 101가지 발명품의 3분의 1 이상이 이 건전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인류는 건전지 탄생에 기여한 개구리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소개한 것이다.

이 세상 최초의 전지는 1800년 ‘알렉산드라 볼타(Alessandro Volta)’가 만들었다. 그러나 이 발명을 할 수 있게 만든 소위 원천적 기여는 1791년 ‘루이기 갈바니(Luigi Galvani)’의 개구리의 근육실험이었다.

전지는 위대한 발명품이지만, ‘산업재산권’의 국제적 보호를 위한 ‘파리조약’이 1883년에 채택되었으니 오늘날의 ‘지식재산권’처럼 특허화 되진 못했다.

하지만 이를 발명한 ‘알렉산드라 볼타’는 ‘나폴레옹’으로부터 백작의 칭호를 받았고 이렇게 만든 전지로부터 커다란 부를 누리게 되었다. 부와 명예를 함께 누리게 되었으니 오늘날 성공적인 ‘지식재산권’을 가진 것 보다 훨씬 더 큰 보상을 받은 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천기술을 발견한 ‘루이기 갈바니’는 전기화학의 시초라는 큰 명예를 얻었으나 재산은 얻지를 못했다. 아무튼 정말, 우리는 개구리에게 감사해야하고, 더 이상 개구리로 몸보신하려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

이철태 ㈔한국지식재산교육 연구학회장ㆍ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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