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외로운 경춘선

요즈음 경춘선 복선전철에 대한 시,종착역을 청량리 또는 용산으로 연장해달라는 지역주민들의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또한 남양주시를 비롯한 가평군, 춘천시에서는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건의문을 전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춘선은 1939년 일제 강점기 시절에 자원개발을 목적으로 개통되어 전철로 재개통되기까지 강원도와 수도권 동북부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중요한 기간망이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경춘선하면 떠오르는 것은 낭만과 추억이 아닐까. 아마 30~40대 이상이라면 한번쯤 경춘선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차창밖에 스치는 산과 강, 특히 기적소리 흩날리며 달리는 증기기관차의 기억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철커덩철커덩 기차바퀴소리, 통로까지 꽉 찬 대학생, 과자와 군것질거리 수레를 밀고 다니는 홍익회 아저씨, 시원한 바람, 쾌쾌한 좌석 냄새, 기타소리, 노랫소리, 웃음 소리. 또한 청량리 시계탑 앞, 대성리, 청평, 강촌, 춘천 등은 경춘선하면 떠올리는 대표적 명소이다.

그러나 경춘선은 그간의 추억을 뒤로 한채 현대화로 변신을 했으니 바로 전철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비둘기호, 통일호, 무궁화호로 탈바꿈하면서 승객들에게 묵묵히 추억을 선사했지만 별내신도시, 택지개발 등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10년 12월 시대흐름에 맞춰 복선전철로 재개통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전철로 바뀌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다. 수도권 전철의 특성상 서울 도심 접근이 용이해야 하나 오히려 단절되는 상황이 되었으니 바로 시•종착역을 상봉역으로 했기 때문이다. 수 십 년 동안 청량리역에 길들여져 있던 주민들은 오히려 불편해졌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노약자들은 환승을 위해 계단을 오르내리며 두세번 환승을 해야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망우역과 청량리역까지 약 4.6km 구간을 복복선화해서 연장해달라는 것이다.

주민들의 민원이 봇물처럼 터지고 각 자치단체를 비롯한 경기도에서도 적극 나서자 국토부에서도 연장에 대한 용역을 입찰에 부쳤다고 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경의선, 경원선, 중앙선 등 서울 외곽철도가 모두 전철로 탈바꿈하여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가운데 유독 경춘선만이 당초보다 짧게 건설됨으로써 주민들의 민원대상이 된 것이다.

추억과 낭만의 경춘선이 다시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옛 기억속의 북한강변을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의용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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