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공항 활주로에 웬 골프공?

바트 지아마티(미 메이저리그 7대 총재, 전 예일대 총장)는 그의 저서 ‘낙원을 위한 여가(Take Time for Paradise)’에서 “한 사회의 여건과 가치관을 이해하는 방법은 일하는 방식을 조사하기보다 놀이와 여가시간의 활용 레저를 즐기는 방식을 연구하는 것이다” 라고 평한 바 있다.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 사회도 주말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양한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문화생활을 향유해 나가고 있음은 참으로 반가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이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스포츠가 가진 역사성, 선수 스토리, 특별한 이벤트 등이 잘 뒷받침 되어야 한다.

지난 2007년 인천공항은 박세리, 소렌스탐, 폴라크리머, 브리티니 린시컴과 같은 세계 유명 여자 골퍼 4명을 초청해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장타대회를 열었다. 2008년 새로 오픈 하는 제3활주로를 사전 홍보함으로써 인천공항이 세계적 공항으로서 수용 능력을 지닌 글로벌 공항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주길 원한 것이다. 마침 박세리 선수가 미국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박세리 명예의 전당 입회 기념 골프대회’가 SKY72 골프장 주최로 열렸다.

이 대회는 활주로 장타대회와 선수들의 스킨스게임, 프로암 대회 등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린시컴이 469m(515야드)의 드라이브 샷을 날려 장타대회의 우승을 차지했다. SKY72 골프장에서 개최된 스킨스 대회에서는 폴라크리머가 우승했다.

 

두 대회의 우승 상금은 불우 이웃 돕기에 선수들 이름으로 기부됐다.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공항 활주로에서 드라이버 샷을 한다는 것 만으로도 화젯거리일 것이다.

비행기가 다니는 곳이 골퍼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잔디가 아닌 활주로 위에서 골프공이 얼마나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가고 굴러갈지도 호기심이 큰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한 일간지는 이 공항 장타대회 사진을 1면 톱기사로 싣기도 했다. 골프 스포츠와 결합된 공항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이 새로운 관심과 뉴스거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경기도와 수원의 자랑이자, 한국 최고 수준의 주경기장을 보유하고 있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의 푸른 잔디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일 년에 한 달여 남짓 사용하는 이 아름다운 주경기장을 어떻게 하면 도시민 자산으로 더욱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마케팅의 핵심이 ‘소비자(팬)의 관점’에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면 수원월드컵주경기장에서도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도시민을 향한 새로운 관심과 뉴스거리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김영석 道수원월드컵관리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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