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 韓·美 노병 ‘아름다운 동행’

봉사활동 전념… 청년에 귀감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꽃다운 청춘을 한국전쟁에 투신했던 한국과 미국의 노병들이 조국과 세계평화를 위해 건강하게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유정산 옹(84)과 올해 여든을 맞이한 조세프 R 세고윈씨(Joseph R Segouin)가 그 주인공들.

젊은 시절 대부분을 전장에서 보내야만 했던 유 옹은 매년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으면 감회가 새롭다. 그는 한반도가 포화로 얼룩졌던 지난 1950~1953년까지 3년 동안 백두산부대에 근무하면서 양구 등 동부전선에서 밤낮을 북한군의 공격으로부터 나라를 지켰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유 옹은 전쟁의 상흔을 뒤로하고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취직 후 CEO의 자리까지 오른 뒤 퇴직해 고향인 양평으로 돌아와 해모로아파트 노인회장을 맡으면서 의미 있는 나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약관의 나이에 낯선 나라 전쟁에 참전하고자 태평양을 건너야 했던 조세프 R 세고윈씨는 최근 육군 제20기계화보병사단이 주최한 ‘지평리 전투 승리 제62주년 상기행사’에 참석하고자 양평을 찾았다.

당시 고교를 갓 졸업한 앳된 청년이었던 그는 1951~1952년 2년 동안 미군 제2사단 초병으로 지평리 전투를 비롯해 크고 작은 전투를 겪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을 졸업하고 공인회계사로 재직한 뒤 10여 년 전부터는 뉴욕에서 한국 교포들과 함께 ‘세계평화를 위한 아름다운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미국 친구들보다 한국 친구들이 더 많다는 조세프 R 세고윈씨와 독립유공자인 유 옹의 세월을 넘나드는 나라 사랑은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조용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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