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세계 최고의 사상가들의 현주소

세상에는 참 많은 볼거리가 있다. 관광지를 가는 것보다 더 흥미진진한 기사를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새로운 세상에서 경험하는 즐거움인 것 같다.

오늘은 미국 메인주 브룬스위크시에 있는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유명한 명문 보든 칼리지(Bowdoin College)에서 보내주는 기사에서 읽은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영국 월간지 프로스펙트(Prospect)에서 주관하여 매년 전 세계 100여 개국 1만여 명의 온라인 투표로 결정되는 ‘세계의 사상가(World Thinkers) 65인’ 선정 소식은 싱그러운 수목의 잎새만큼이나 신선함이 있었다.

1위는 생물학자가 차지했고 2위는 전 아프가니스탄 재무장관이, 3위는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가 뽑혔다. 각 분야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라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엔 생소한 이름들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상가들을 간략히 소개한 자료를 읽으면서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여 온 그들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특히 1위에 선정된 옥스퍼드대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 교수의 공적이나 3위에 선정된 하버드대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교수의 업적을 보면서 대학교수의 사회적 역할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두 교수는 각각 ‘이기적 유전자’와 ‘우리 본성의 더 선한 천사’라는 베스트셀러를 내면서 우리 사회에 새로운 생각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또한 ‘힉스-보손 입자’의 창안자인 영국 물리학자 피터 힉스 에딘버그 대학 교수가 8위에 올랐다. 그리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경제위기 이후 재정 긴축 처방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5위에 선정되었고,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명예교수가 10위에 올랐다.

10위 안에 5명이 대학교수인 셈이다. 이들이 당대 지적 주류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조사를 하여 본다면 아마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 같다. 그만큼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며,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조화롭게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이 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되어야 우리 사회에 중요한 사상을 제공하는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보다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보면 대학의 재정을 건실하게 만들어 줄 묘안을 정부에서 만들고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갖게 된다. 당장의 이득보다 미래의 융성을 기약하는 당당한 투자를 대학이 받을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김 연 성 인하대 산학협력선도대학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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