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청운면 용두1리 벽화그리기 프로젝트
귀촌 김영종 화백 아이디어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
오래된 정미소ㆍ사진관 등 화백 손길 타고 화려하게 업그레이드
“시골이라고 꼭 만화나 민화(民畵) 같은 벽화들만 그리라는 법이 있나요? 그래서 착안한 게 미술 교과서에도 나오는 몬드리안 컨셉이었습니다.”
강원도 홍천군과 인접한 경기도 첩첩산골 면소재지 거리에 네덜란드 출신 추상파 거장인 몬드리안 컨셉의 벽화 그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양평군 청운면 용두1리로 귀촌한 지 올해로 12년째인 김영종 화백(55)은 현장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이 작업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그 덕분에 청운면사무소가 위치한 용두1리를 처음 찾는 이방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거리 전체가 거대한 몬드리안 추상화 갤러리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에 강남 스타일의 추상화 벽화가 탄생된 건 이종승 면장을 비롯한 여러 주민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그림들을 그려보자”는 제안에 김 화백이 살을 붙였다. 청운면 용두1리의 몬드리안 벽화는 그렇게 탄생됐다.
지난해부터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되고 있는 ‘주민들에 의한, 주민들을 위한’ 지역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벽화그리기 프로젝트의 장르가 청운면에선 과감하게 몬드리안 추상화들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셈이다.
면소재지 거리에서 제일 오래된 정미소와 사진관, 중국집 등 김 화백의 손길을 탄 벽들은 마법에 홀린듯 울긋불긋한 원색을 담은 직사각형들로 차곡차곡 변하고 있다. 발길을 옮기면 면사무소로 이어지는 100m 남짓한 거리가 ‘몬드리안’ 천지다.
김 화백은 “희랍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부력의 원리를 발견하고 ‘유레카’라고 외쳤던 것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개념들이 서로 만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그것처럼 훌륭한 게 있겠느냐”며 “칠하면 칠할수록 벽마다 유난히 창문이 많아 몬드리안 컨셉의 추상화가 딱이라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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