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동사무소에 시정홍보 지시 논란

안산시가 일선 동사무소에 시화호 내 ‘반달섬 프로젝트’ 등 각종 주요 시정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동사무소는 최근 시정 홍보와 관련해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까지 받아 시의 시정 홍보 지시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8일 시와 일선 동사무소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9일 시화 MTV 내 상업용지에 호텔과 리조트, 컨벤션 시설 등을 건립하는 일명 ‘반달섬 프로젝트’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K-water가 소유하고 있는 시화 MTV 확장단지 17만㎡ 부지에 반달 모양의 인공섬 등을 조성하는 1조2천억원 규모의 개발사업으로 내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김철민 안산시장은 지난 2월에 끝난 연두 방문에 이어 지난달 2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통장과의 요일 데이트’에서 지역주민들이 반달섬 프로젝트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련 부서는 동사무소를 돌며 “지역주민들이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역점 사업 등에 대해 모르고 있다”며 “현수막을 부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주요 시책을 홍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시의 요구에 일부 동장들은 동사무소 외벽에 ‘1조2천억원의 투자유치로 산업관광 문화중심지로 안산시가 새롭게 도약합니다’ 및 ‘안산시가 시민과의 약속을 잘 지켰습니다’라는 내용의 홍보용 현수막을 부착했다.

이러한 가운데 안산시 상록구 선관위 관할 동사무소는 최근 규정을 위반해 시정에 대한 소식을 홍보하다 적발돼 경고 조치를 받았다. 동사무소 ‘마을소식지’에 지자체 홍보물을 게재할 경우 분기별 1종1회만 홍보할 수 있지만 시정소식지와 이중으로 시정 소식을 홍보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가 주요 시정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지시해 관할 선관위로부터 경고 등을 받자 일부 동사무소는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 김 시장의 치적을 동사무소를 이용해 홍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동장들은 “시가 손 안 대고 코 풀려고 한다. 시정 홍보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시가 일괄적으로 현수막이나 홍보물 등을 작성해 배포한다면 몰라도 어떻게 동에서 시정 홍보물을 작성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정 홍보를 직접 요구한 것이 아니라 알아서 홍보를 해 줄 것을 부탁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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