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쾌척 ‘얼굴없는 천사’ 또 선행

하남시, 지난 1월 이어… 수백만원 기탁 화제

지난 1월 하남시에 수천만원을 쾌척한 뒤 사라진 ‘얼굴없는 천사’(본보 1월9일자 1면)가 같은 방법으로 또다시 수백만원의 현금을 시에 기탁하고 사라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남시는 6일 “신원을 밝히지 않은 40대 초반의 남성이 지난 3일 오전 11시30분께 사회복지과 장애인복지팀을 찾아와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 540만원을 기부하고 홀연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170㎝ 정도의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을 가진 이 독지가는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렸는 지 싸이클용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나타나 기부금과 한 통의 편지를 놓고 사라졌다.

그는 “커피라도 한 잔하고 가라”는 사회복지과 직원들의 권유도 만류하고 5만원권 한 뭉치와 편지 한 통을 전달한 뒤 ‘올 겨울에 다시 오겠다’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남긴 편지에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작은 정성을 모아 힘과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정의 달에 부모님의 사랑없이 어렵게 지내고 있는 이들에게 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언제나 희망을 꿈꾸며 하나님의 사랑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 1월7일에도 시청 사회복지과를 찾아와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써 달라”며 2천만원을 기부하고 홀연히 사라졌었다.

시는 이 독지가가 요청한 대로 기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산하 경기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해 관내 소년·소녀 가장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 독지가는 자신도 어린시절 불우하게 자라 소년·소녀 가장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조만간 회의를 거쳐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yhkang@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