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단일민족 그 결과

2012년 6월23일 오후 6시36분 대한민국 인구가 5천만명을 넘어섰다. 어려워 보이기만 했던 5천만명 돌파는 출산율의 소폭 반등과 외국인의 유입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 분석이 나왔다.

SBS스페셜의 조사 자료를 의하면 성인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단일민족에 대한 의식’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5.2%가 우리 민족이 단일민족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0년 넘게 한국인의 기원을 연구해온 단국대 생물학과 김욱 교수가 한국인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는 60%의 북방계와 40%의 남방계 여러 민족 유전자가 섞여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복합민족”이라고 말한다.

조선시대에도 결혼 이민자들이 있었을까?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중국과 일본인뿐만 아니라 만주 지역의 여진족과 동남아시아인 심지어 이슬람교도까지도 조선에 귀화해 생활했던 기록들이 남아 있다. 이들은 조선의 여인들과 결혼해 정착할 수 있었다.

세종대왕 때에는 이들이 과거(科擧)에도 응시할 수 있었으며 시험을 통해 벼슬을 받기도 했다. 그중에는 고위관직에 오른 귀화인들도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2010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순수혈통과 혼혈 같은 용어에 담겨 있는 인종적 우월성의 관념이 한국사회에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초중고 교과서에 다른 민족과 문화에 대한 내용을 늘리고 이주노동자와 결혼 이민자의 법적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 가족 자녀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아이들은 13.8%로 파악됐다. 이들의 학교 폭력 문제도 심각했다.

구한말에 조선을 방문한 독일인 신문기자 지그프리트 겐테가 남긴 기록에는 조선인은 ‘원래 매우 선량(善良)하고 관대(寬大)하며 손님을 후대(厚待)하는 민족’이라고 쓰여 있다.

올해로 한국 생활 18년인 오스트리아 출신 파란 눈의 한의사 라이문트 로이어씨는 침에 매료돼 한의학을 공부했고 자신의 70%는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꿈은 한국의 한의학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다. 한국은 그를 잠재적 한국인으로 활용하고 크게 쓸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외국인으로부터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듣는 이상은 그 대한민국의 앞날은 결코 밝을 수 없다. 최근 출간된 유엔 미래사회보고서를 보면 지금처럼 1.08이라는 최저출산율이 계속된다면 2800년에는 마지막 한국인이 지구 상에서 사라진다. 외국 인력을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자원으로써 활용해야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후 홍 염 경기도 다문화가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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