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는 지난 12월에 인도 여대생(23)이 남자친구와 영화를 본 뒤 집에 가던 중 버스에서 남성 6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해 치료 받다 숨지기도 하는 등 소위 ‘성폭행 천국’ 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다.
성폭행 천국이 비단 인도에만 해당되는 얘기일까? 최근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태를 보면 우리도 한가하게 남의 나라 걱정할 때가 아닌듯하다. 사실 ‘성폭행’, ‘성매매’ 또는 ‘성상납’이니 하는 용어는 한국인들에게는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창피하지만 더이상 낯선용어가 아니다.
국제 앰네스티의 집행위원이자, 인권운동가인 고은태 교수의 한 여성에 대한 DS 관계 제안 등의 카톡을 통한 성희롱에서부터 사회 지도층 유력인사 성 접대 사건과 관련해 김학의 법무차관이 사의를 표명한 일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는 이미 깊은 수렁에 빠져있는 느낌이다.
29세 남선생과 12세의 초등학교 학생과의 지속적인 성관계는 또 어쩔것인가. 심지어 한 중학생이 초등학생 성폭행에 실패하자 죽여서 암매장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혹자는 이를 두고 ‘성매매특별법‘의 발효와 함께 최전선(?)에서 집장촌을 무력화시키고 초토화시킨 결과라고도 하고, 그래서 네덜란드와 같이 공창제도의 도입을 주장하기도 한다. 외국의 선진국들이 성폭력률이 낮은(?)이유는 성문화가 개방이 되어서 자유로이 성행위를 할 수 있으므로 불만이 없다라고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성문화가 개방된 호주, 캐나다, 미국 등의 나라들도 성범죄율이 낮아야 하지 않겠는가? 실로 남성 중심적 사고의 억측이랄 수밖에….
사회학적인 면에서 볼때, 한국사회가 급격히 변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일류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인적으로 개개인에게 심각한 사회적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고, 이것은 사회 내부적인 결함으로 이어진다. 이에 발맞춰 최근의 인터넷은 IT 강국답게 그야말로 이러한 스트레스의 탈출구적인 역할을 했고, 인터넷 게임, 인터넷 도박 등을 통해 스트레스의 탈출구를 찾게 된다. 물론 이중에 가장 자극적인 것은 역시 포르노와 폭력게임이다.
한국은 IT 강국답게, 어린이도 포르노 강간물을 보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자위행위를 하면서 심인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선홍색의 피를 분출하는 폭력에도 무감각해지게 된다. 하물며 어른들이야. 게다가 이러한 포르노 섹스물과 폭력게임의 과도한 집착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매개점을 극단화 시키는 강박증세를 나타내게 되고 이러한 심리적 활동은 결국, 성폭력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적당한 행위라고 합리화 시키는 관념에 도달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제 성폭력을 바라보는 남성위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폭력은 이제 여성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서 힘이 없는 약자에 대한 문제이고 나아가 미래의 우리 아들과 딸들의 문제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역으로 등장한 송강호씨가 영화에서 “이 나라가 무슨 강간의 왕국이냐?”하는 대사가 새삼 뇌리를 스친다. 하지만 현실을 이대로 그냥 방치한다면 한국은 정말로 성폭력의 왕국 내지는 동방성폭력지국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인도에서 개발된 성폭행을 막을 수 있는 속옷이 한국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이 되는 날이 오지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오호 통재라!
공 경 호 오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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