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교육수준과 사회참여율이 최근 20~30년간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그동안 가부장적 사회분위기와 경제적 열세로 인해 등한시 되었던 여성인권이 공론화 될 수 있었다. 더욱이 저출산·고령화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여성에 대한 배려와 혜택을 담은 많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삶의 질 향상을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각 자치단체들은 여성관련 연구기관을 만들어 여성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관련 정책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전국 15개 시도는 1997년부터 여성정책연구기관을 설립·운영하기 시작했으나 인천은 이제 첫걸음을 시작하게 되었다.
2010년부터 지역여성계를 중심으로 ‘여성가족재단 설립 준비단’을 결성하여 전문적인 연구기관의 필요성을 제기하였으나, 예산과 인력 등의 문제로 여성가족정책 연구기관의 설립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인천시는 민선5기 송영길 시장의 3대 핵심과제로 ‘보육(child-care), 교육(edu-care), 일자리(job-care)’를 제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이러한 3대 핵심과제는 여성, 가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인천여성가족재단’ 설립을 적극 추진하게 되었다. 그동안 여성가족재단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지역 내 여러 전문가들이 기꺼이 참여해 주시고 고견을 모아주신데 대해 깊은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하고 싶다.
재단법인 ‘인천여성가족재단’은 지난 3월6일 첫걸음을 뗐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이긴 하지만 명실공히 인천의 여성정책 전문기관이 출범한 것이다. 여성가족재단은 앞으로 지역 여건에 맞는 여성·가족 정책을 연구·개발하고 여성의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문가 교육, 여성 평생교육, 교류협력 사업 등 교육사업 뿐만 아니라 여성전용 수영장 운영 등 여성을 위한 여가 프로그램, 부평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 및 연계 프로그램도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인천 성별영향분석평가센터를 운영하면서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정책기반을 만드는 역할도 여성가족재단의 몫이다.
그리고 이런 견고한 기틀 위에 성 평등사회를 실현하고 여성권익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여성가족재단의 세부적인 역할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재단은 여성가족정책을 총괄, 조정, 연구·개발할 뿐만 아니라 실행계획을 만들어야한다. 그동안 분산되었던 여성가족관련 연구와 정책들이 인천여성가족재단을 통해 모아지고 새롭게 조합되어 지역여성들의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실행되어야만 재단이 지역여성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여성가족 기관의 헤드쿼터 역할과 여성단체 네트워킹을 통할해야한다. 재단의 기반을 다지고 더욱 체계적인 조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전문분야별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협력할 수 있는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만 한다.
셋째, 여성권익 향상과 여성행복지수 개발에 따른 정책연구로 여성운동을 선도해야한다. 인천시민이 여성권익 및 정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책을 연구개발하여 과거의 단순한 여성운동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기조를 만들 수 있는 지역적이면서도 전국적인 운동을 추진해 나가야한다.
아무쪼록 143만 인천 여성들이 행복하고, 나아가 289만 인천시민이 모두 행복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속에서 인천여성가족재단이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방 윤 숙 인천시 여성가족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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