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표 이천’ 육성방안 혈세낭비

市, 5천여만원 들여 연구용역 결과… 당면과제 분석 외면 지적

수천만원의 시 예산이 반영된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 육성방안 연구용역 사업이 부실하게 작성돼 예산만 낭비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연구용역을 수주받은 해당 업체가 시행하는 우수 브랜드 선정사업에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가 7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나 연구용역을 이용해 ‘주고 받기’한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27일 (사)임금님표이천브랜드관리본부에 따르면 본부는 지난해 9월 5천520만원의 혈세를 들여 H 컨설팅에 ‘임금님표 이천 농식품 사업화 전략’ 연구용역 사업을 발주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는 지난해말부터 3개월 동안 용역을 진행해 지난 25일 브랜드관리본부 법인총회에 31쪽 분량의 ‘임금님표 이천 농식품 사업화 전략수립’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이천 쌀을 원료로 하는 다양한 가공식품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와 ‘죽류’ 식품으로 적당한지 등의 당면과제 분석은 외면한 채 가공식품군을 나열하는 등 내용 자체가 상당히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이천 모가농협 김교환 조합장은 “원가 자체가 비싼 이천 쌀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야 하는데 그러한 내용은 없다”면서 “특히 죽의 원료로 대부분 알람미 품종을 사용, 끈기가 있는 이천 쌀 품종은 성분이 맞지 않는데도 보고서는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용은 멋있게 설명했지만 가격 경쟁력 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쌀가루 공장 건립이나 대중적인 김밥, 떡볶이 등 사용처 확대에 대한 내용은 담고 있지 않는 등 전체적으로 내용이 상당히 부실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용재 시의원도 “연구 보고서는 대부분 쌀을 중심으로 서술됐는데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는 쌀 뿐 아니라 축산이나 과수 등 다른 분야도 많은데 다른 분야는 연구대상에 포함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 컨설팅 관계자는 “쌀 가공식품에 대한 연구는 고급화 전략으로 지불 능력이 있는 상위층을 전제로 진행했다”며 “죽류 등 제시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검토, 보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H 컨설팅이 시행한 ‘한국산업 브랜드파워’ 평가에서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는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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