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향남읍에 소재한 복사꽃마을 행복학습관에 학사모를 눌러쓴 실버 졸업생들이 하나둘씩 들어섰다.
엄숙한 분위기속에 곱게 손을 모은 졸업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졸업의 감격을 나눴고, 2부 행사에서는 졸업의 기쁨을 그간 갈고닦은 실력으로 표현한 실버 졸업생들의 장기자랑이 벌어져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6일 화성시와 경기도 주관으로 열린 향남 복사꽃마을 행복학습아카데미 졸업식의 풍경이다.
이날 졸업식에는 사할린 동표 70여 명과 지역주민 30여 명이 서로 다른 문화적 이질감을 뛰어넘어 소통으로 하나 된 훈훈한 공간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우선 졸업식은 행복학습마을에서 한글, 컴퓨터, 손뜨개, 노래, 요가, 댄스스포츠교실 등을 배운 100여 명에게 수료증을 수여하고, 노래, 댄스스포츠, 오카리나 공연 등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작품발표회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사할린 교포들이 직접 손뜨개질로 만든 친환경 수세미를 마을 독거노인에게 전달하는 등 재능기부도 이어져 훈훈한 감동을 선물했다.
이날 졸업생 대표 박수자씨(여·68)는 “사할린에서 고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말을 잘 몰라 늘 사전을 들고 다녔고, 몸이 아파 병원에 가도 말이 통하지 않아 그냥 돌아온 적이 많았다”며 “행복학습마을에서 한글교육을 받은 후 버스도 타고 병원도 갈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화성시 김행님 교육복지국장은 “향남 복사꽃마을 주민들이 사할린동포에 대해 강한 반감으로 행복학습마을 운영이 잘 될지 걱정이었는데, 지금은 평생교육을 통해서 주민들과 사할린동포가 소통하고 하나 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한편, 화성시는 도와 경기 행복학습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4월 향남 복사꽃마을 휴먼시아 7단지 임대 아파트에 향남 복사꽃 행복학습마을을 조성했다. 더불어 도와 공동으로 도서지역주민을 위한 국화도 행복학습마을을 운영하는 등 소외계층을 위한 평생학습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화성=강인묵기자 im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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