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묵 한국 BMW협회 회장 “농사와 음악의 조화가 주는 힐링에 푹 빠졌죠”

친환경 생물활성수 협회 이끌며 고향 양평서 청소년에 농사 가르치고 좋은 음악 주변과 나누는데 앞장

“음악 앞에서는 모두가 소생의 계절을 맞아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대지에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처럼 진솔해집니다.”

두물머리에서 수려한 풍광의 자연을 벗으로 삼고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정상묵 한국BMW협회 회장(62)은 음악광이다. BMW는 Bacteria Mineral Water의 약자로 가축분뇨를 박테리아 미생물과 자연석 유래의 미네랄을 이용해 균형 있게 분해한 생물활성수로 가축에게 먹이면 장내 세균이 활성화되고, 악취도 제거되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80여 곳의 제조시설과 회원 수천 명이 가입된 한국BMW협회를 이끄는 그가 음악에 빠진 지는 햇수로 올해가 4년째.

그는 “저의 청년 시절은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대’였습니다. 사회·정치적으로 격동의 시대였고 젊은이라면 엄청난 번민과 방황에 빠질 때였죠. 그때 저의 돌파구가 음악이었습니다. 음악에 몰입하면 험악했던 세상도 따뜻하게 다가왔다”고 회고했다.

몇 년 동안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고향인 두물머리로 내려와 농사에 천착했다. 밭에서 채소를 가꾸다 힘이 들면 허리를 펴고 강 건너 운길산을 바라보며 농심(農心)을 다졌다. 그리고 음악이 아주 오랫동안 사귄 ‘절친’처럼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노래라면 유행가밖에 모르던 고향 친구들도 그의 권유로 음악과 열애에 빠지게 됐다.

고향에서 마을 청소년들에게 농사도 가르치고, 틈틈이 장만한 내로라하는 오디오 앞에 앉아 장르 구분없이 음악에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농업에 음악이 접목됐다.

그는 “지난해 작고하신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의 단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 보면, 식물에도 음악을 들려주면 올곧게 자란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농사와 음악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얘기다”며 음악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30여 년 동안 모은 LP(Long Play) 레코드도 1천200여 장에 이른다.

이 가운데 그가 가장 아끼는 음반은 토스카니니가 미국 NBC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베토벤 9번 ‘합창’ 교향곡과 이연실의 앨범 등이다. 지난해 자택 인근 한국BMW협회 사무실 내 회의실에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그는 올해도 농사와 음악과의 랑데부에 푹 빠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설렌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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