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전3기’ 김정행 스포츠 대통령

국가대표 출신으로 첫 대한체육회 회장 당선
28표 득표 과반 넘겨… 25표 이에리사 의원 눌러

김정행(70) 용인대 총장이 국가대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엘리트체육의 수장인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 지난 17년간 경기도체육회 부회장을 역임해온 김 총장은 지난 2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38대 대한체육회(KOC) 회장 선거에서 재적 대의원 54명 중 과반을 넘긴 28표를 얻어 25표에 그친 ‘사라예보의 영웅’ 이에리사(59) 국회의원(새)을 제치고 3수 끝에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김 신임 회장은 지난 34대와 36대 회장선거에 도전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신 후 3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당선 돼 ‘스포츠 대통령’의 꿈을 이루게 됐다. 사상 첫 국가대표 출신간 대결이자 ‘성(性)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선거에서 당선된 김 신임 회장은 오는 1017년 2월까지 대한체육회를 이끌게 됐다. 그동안 정계와 재계, 관료 출신들이 맡아왔던 대한체육회장에 체육 국가대표 출신이 당선된 것은 김 회장이 최초로, 지난 30대 김종열 회장이 고교시절 럭비선수엿었지만 태극마크를 달지는 못했었다.

김정행 신임 회장은 지난 1967년 도쿄 유니버시아드대회 유도 은메달 출신으로 대한유도회장(6선)과 범태평양유도연맹회장, 동아시아유도연맹 회장, 국제유도연맹 부회장 등을 두루거친 한국유도의 ‘대부’로,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16년간 맡으면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김 회장은 대한유도회장과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체육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해 온것이 이번 당선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사상 첫 여성 체육회장에 도전했다가 패한 이에리사 의원은 지난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정현숙과 함께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세계대회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탁구 국가대표팀 코치ㆍ감독과 첫 여성 태릉선수촌장, 베이징올림픽 총감독,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이번 체육계 수장 선거에 나섰으나, 용인대 교수 재직 시절 자신이 모셨던 김 총장의 경륜을 넘어서지 못했다.

황선학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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