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경찰 밤새 전화 추적, 자살 직전 극적 구조

생활고로 설 명절 스트레스…50대 가장 자살 기도

 사업 실패로 인한 생활고와 설 연휴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50대 가장이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동두천경찰서 실종수사팀 신진수경사(44)와 장원식경장(31)은 14일 오전1시께 전날저녁 부부싸움 한 뒤 죽어버리겠다며 남편A(52)씨가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부인의 전화를 받았다.

 신 경사와 장 경장은 즉시 A씨에게 휴대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는 곧바로 끊겼고 또 걸면 끊기를 수십여 차례 반복 됐다.

 다급해진 신 경사 팀은 경험상 A씨가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판단, 계속 통화를 시도하며 위치추적을 병행했다.

 경찰관들은 밤새 5시간 동안 50통이 넘는 전화를 하며 마침내 위치 추적에 성공, A씨가 동두천시내 한 모텔 부근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A씨가 해외에 있는 남동생과 마지막 통화를 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버리지 않은 채 신 경사 팀과 통화 실랑이를 계속한 덕이었다.

 위치를 확인한 신 경사 팀은 즉시 주변 숙박업소를 뒤지며 남자 혼자 온 투숙객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한 끝에 마침내 실종 신고 5시간 만인 이날 오전6시께 한 모텔에 투숙한 A씨를 찾아냈다.

 A씨는 발견 당시 모텔 방 욕실에서 자살을 시도하려고 준비하던 참이었다.

 신 경사는 A씨를 설득해 근처의 해장국집에 데려가 밥과 술을 사며 달래기를 1시간여.

 드디어 마음이 움직인 A씨는 죽을 결심을 하기까지 그동안의 사연을 털어놨다.

 5년 전 사업에 실패한 A씨는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살아왔고 처가에서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장모의 잔소리가 심해졌다.

 A씨의 부인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1일 처가에 다녀오는 전철역에서 A씨가 달리는 전철에 뛰어들어 죽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장남인 A씨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번 설부터 자신의 집에서 차례를 지내지 못하고 동생 집에서 지내게 되자 명절 내내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고 한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부인에게 신 경사는 "어려울수록 서로에게 좀 더 신경을 써줘야 한다“며 ”두 분이 힘을 모아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하기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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