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에 국내 최대 '독일마을']돌아온 파독광부들 韓獨 교류 중심지 '독일타운' 꿈꾼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 대한민국이 건국됐지만, 곧 이어 터진 한국전쟁으로 온 국토는 처참하게 유린됐다. 모두들 허리를 졸라 매고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들을 아껴 가며 재건에 주력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 박정희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눈부신 성장을 거듭 했던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 외화를 벌어 들이기로 결정했다. 그때가 1963년 12월21일이었다.

마침내 파독 광부 1진 123명이 독일 땅을 밟았다. 이후 간호사들의 파견도 이어졌다. 이들은 머나먼 타국에서 땀을 흘리며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 헌신했다.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의 근면정신을 밑거름으로 강산이 6차례 바뀌는 동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게 됐다.

이처럼 지난 1960년대 독일에 파견돼 탄광과 병원 등지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소중한 달러를 벌어 들였던 광부들과 간호사들의 자립정신을 기리는 독일타운 및 한·독 복합 농업·물류단지가 한·독 수교 130주년, 한·독 경제협력 50주년인 2013년을 맞아 모두 2천245억원(건축비 포함)이 투입돼 대한민국 최고수준의 친환경 명품 도시인 양평군에 조성된다.

■독일풍의 도농복합도시를 옮겨 놓은 명품 타운

독일타운 및 한·독 복합 농업·물류단지가 조성되는 양평군 양동면 삼산리 산 13의1 일대에는 해발 250m의 야산을 뒤로 하고 작은품목골과 진골 등 전통적인 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으며 마을들 앞으로는 계정천이 흐르는 경관을 갖추고 있다.

양평군, 또는 한독소사이어티를 시행사로 민간이나 민·관 합동개발방식으로 올해부터 오는 2015년말까지 조성될 독일타운 및 한·독 복합 농업·물류단지의 면적은 62만4천829㎡.

독일타운 및 한·독 복합 농업·물류단지 공간은 크게 한독협력의 상징적인 도시공간인 독일타운을 비롯해 독일형 융·복합 산업물류 클러스터인 한·독 복합 농업·물류단지, 그리고 독일 관련 직업학교 등으로 나뉘어 조성된다.

독일타운(면적 10만590㎡)은 블럭1(5만9천910㎡)과 블럭2(4만680㎡) 등으로 나눠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의 정착 거주지와 전원주택단지, 가칭 한독경제협력기념관, 한독유스호스텔 등의 시설들이 들어선다.

이 밖에도 지원시설로 1만5천90㎡에 걸쳐 창업보육센터와 독일의 직업전문대학(Meister)과 편의시설, 독일상품 전시판매장 등도 조성되며 괴테와 베토벤, 릴케, 베토벤 등 독일 문호와 음악가들을 기리는 기념관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한·독 복합 농업·물류단지는 축산물종합유통센터(8만6천890㎡) 및 가공시설과 축산물공판장, 도매시장, 냉동·냉장창고, 공동구매 및 판매시설, 보관시설, 창고 등이 들어선다.

이곳에는 일반제조업과 식료품제조업, 음료제조업, 도매 및 소매업, 육상운수업 등과 관련된 기업들이 유치할 계획이며 벌써부터 세계적으로 우수한 노하우를 갖춘 독일 물류·유통 운영 전문 기업들도 노크하고 있다.

독일 관련 직업학교로는 한독경제협력 역사의 역사적인 상징물이자 독일 장인정신에 기초한 직업학교인 마이스테슐레와 창업보육센터 등이 들어선다.

■미래를 준비하는 이유 있는 공존

독일타운 및 한·독 복합 농업·물류단지 추진체계는 출발부터 명쾌하다. 민·관은 물론, 한국과 독일이 더불어 함께 지혜를 모우는 시스템을 갖추기 때문이다.

우선 주체는 특수목적회사(SPC:Special Purpose Company)인 가칭 한독소사이어티를 중심으로 한국산업개발연구원과 한국산업개발연구원 부설 금융공학센터를 비롯해 한독파독광부연합회와 한독상공회의소 등을 비롯해 양평군이 공동 참여한다.

주체 측은 단지 조성비 470억원과 단지 조성 후 공장 등 건축비 1천775억원 등을 포함해 모두 2천24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용지비 40억원은 올해 지급을 완료하고 공사비는 올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연차적으로 각각 5.4%, 81.1%, 13.5% 등이 투입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생산유발효과로 단지 조성과 관련해 950억원, 기업 입주에 따라 3천59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로는 단지 조성과 관련해 383억원, 기업 입주 시 1천448억원 등이 기대되고 3천여명 이상의 고용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인터뷰> 김선교 양평군수

“반세기 전 달러를 벌기 위해 독일로 파견됐던 선배들의 자립정신을 일깨우는 독일타운이 양평군 양동면 삼산리에 조성되는 의미는 각별합니다. 그분들의 애국심을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이뤄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선교 양평군수는 60년 전 파독 광부들과 간호사들의 자립정신을 기리는 독일타운 및 한·독 복합 농업·물류단지 조성에 대해 이처럼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의 추진과정을 설명한다면.

-지난해 5월25일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 김태우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총연합회장, 이봉순 한국곡물도소매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을 담은 ‘양평 독일타운 및 한독복합 산업·물류단지 조성’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오늘의 번영이 있게 한 토대인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근면정신을 일깨우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한·독 경제협력을 도모하는 상징적인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9월까지 사전 타당성 조사를 거쳐 오는 3월까지 부지를 확보하고 내년 7월 중으로 착공, 오는 2015년 준공할 계획이다.

▲독일 장인정신을 담은 직업학교도 들어설 예정인데.

-단순한 주거 개념이 아니라 생산과 유통, 그리고 직업교육까지 담당하는 복합단지로 보면 된다.

특히 독일 장인정신에 기초한 직업전문대학(Meister)과 농업창업보육센터 등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고용증대는 물론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입지조건도 우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독일타운과 한·독 복합 농업·물류단지가 입주할 양동면 삼산리는 내년 37번 국도 확·포장에 이어 중앙선 복선전철, 오는 2016년 제2영동고속도로 양동IC 등이 개설될 예정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독일타운과 한·독 복합 농업·물류단지 조성을 통해 한·독교류의 중심 도시로 거듭 나겠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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