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창의력, 혁신을 이끄는 힘

‘혁신’이 우리 사회 최대 화두다.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외치는 소기가 높고 크다. 혁신 없인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폭넓게 깔려 있다.

‘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한다’는 것이다. 바꾸되 ‘완전히’ 바꿔야 하니, 화두는 중요하건만 이행이 그리 쉽지 않다. 사회 각 부문의 추진 상황을 살펴봐도 그렇다.

정부는 직무 분야별로 혁신의 비전과 목표, 전략을 세우고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368개의 지방공기업에도 경영성과 평가제를 적용하고 경영내용 공시제도를 도입하는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변화에 민감한 기업 분야는 이미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최대 이윤을 내기 위해 강도 높은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이나 출연금을 지원받는 공연장도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N공연장이나 S공연장은 오래 전 경영혁신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출연한 S공연장도 조직역량평가와 목표관리(MBO) 및 평가 제도를 도입하는 등 혁신 대열 앞자리를 달리고 있다.

일련의 혁신을 향한 움직임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등 부분적인 성과를 거두고는 있다. 하지만 정작 마무리 단계에서는 지지부진하거나 소강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공공서비스 혁신 분야의 석학 제럴드 카이든(Gerald E. Caiden) 미국 남 캘리포니아대 교수의 말마따나 “더디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신설이든 기존 공연장이든 누구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렵다. 조직의 특성에 맞는 중장기적 혁신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를 기반으로 인사 회계 사업 등 모든 분야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공연장으로서 특히 중요한 것은 사람에 관한 것이다. 케이든 교수의 말마따나 “혁신은 새로운 사고로 접근하고 수정하는 노력”을 바탕으로 모든 일을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변화를 이끄는 가장 크고 강한 동력은 구성원들의 창의성(Creativity)이다. 조직 전반에 걸쳐 창의성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조직만이 혁신이라는 시대적 과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 없는 상식이다.

따라서 혁신을 향한 장도에 나서기 전, 무엇보다 조직의 창의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부터 청산해야 할 것이다. ‘유아독존형’ 리더십이나 ‘하루살이 형’ ‘복사기 형’ 리더십 등이 그것이다.

 

노 재 천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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