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청소년이 뛰노는 활기찬 공원 만들기

광주시와 중국의 자매도시인 산동성 즈보(淄博)시 청소년들이 매년 여름에 양 도시를 오가며 교류활동을 하고 있는데 5박 6일간의 교류활동 중 마지막 프로그램은 광주시에 있는 청석공원에서 진행된다.

청석공원은 과거 ‘뚝방길’이라 불리던 곳으로 우범지대 비슷한 공간으로 인식되던 청소년 접근 금지구역이었다.

그곳이 공원으로 개발되어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자전거길은 물론 족구장, 농구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지압로, 그리고 각종 운동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봄, 여름, 가을 광주시민들로 넘쳐난다.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농구장 근처에 가면 그들이 웃고 떠들며 운동하는 모습에서 삶의 활기가 느껴져 종종 학생들과 함께 농구를 하곤 한다.

정기적으로 색소폰 동호회의 공연이 낭만적으로 펼쳐지고, 가을이면 국화 전시회도 열려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행복한 부모들의 모습도 보게 된다.

한여름에 진행되는 광주시-즈보시 청소년 교류 기간 중 더위에 지쳐 짜증을 내던 아이들도 청석공원에 들어서면 표정이 밝아지고 활기에 넘친다.

언어의 장벽에도 함께 자전거를 타고 배드민턴을 즐기면서 행복해 하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청소년들을 보면서 주변의 공원들이 청소년 인성교육의 장소로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렇게 좋은 청석공원에 요즈음 사람들이 없다. 물론 청소년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어른들이야 추운 겨울에 무리하게 움직이면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지만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날씨가 춥다고 집에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겨울방학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청석공원의 넓은 부지 한 켠에 스케이트장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즐겁게 겨울을 이겨내는 건강한 청소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을 것이고 겨울이면 한적해 지는 청석공원의 활용도를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철 썰매 타고 스케이트를 즐기던 청소년 시기를 대부분의 어른들은 기억하고 있다. 시린 손발을 녹여가며 친구의 어묵 국물을 나눠 마시던 그곳, 추울수록 즐거워지던 스케이트장의 건강한 추억을 우리 청소년들에게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춥다고 움츠리는 아이들의 모습보다 마음껏 뛰어놀며 추위를 이겨내는 튼튼한 모습을 보고 싶다. 그래서 우리 청소년들이 겨울이면 더욱 행복해지는 공원이었으면 좋겠다. 청소년 인성교육은 밝고 활기찬 친구들과의 어울림에서 시작된다.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어울릴 수 있는 겨울공간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 기 복 광주시연극협회장 청석 에듀씨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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