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도시마케팅은 장소마케팅(place marketing)의 일부로서, 도시정부가 주체가 되어 도시의 경제적, 사회적, 기능과 조건을 표적 집단의 욕구에 따라 구성하여 자본, 방문객, 이주민 유치를 위해 도시공간을 판매하고 교환하는 마케팅활동이자, 도시경영의 원칙이며 도구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도시 전반에 대한 매력요소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따라서 문화공간의 활성화는 인간적인 도시, 문화적인 도시, 소통의 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흔히 문화공간을 활용해 지역마케팅에 성공했다고 하는 사례를 보면 내부적 수요에 의해 추진한 것도 있고, 도시재생 전략의 하나로 문화시설을 만들어 효과를 거둔 경우도 있으며, 의도적으로 지역이미지를 지역판촉에 이용하기 위해 잘 디자인된 시설을 만드는 경우도 있어 지역특성에 맞게 선별적으로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원시립미술관 건립이 졸속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위해서 수원의 역사성과 장소성 등 인문학적인 고려가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예술과 개인의 일상적 삶이 서로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되면서 도시민들은 끊임없이 미술문화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고 미술가들은 창작활동에 매달려 작품을 생산한다. 이러한 수요공급 원칙에 의해 이룩된 미술관은 일반 대중의 정신적 안식처이며, 미의 향연장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생활의 한 부분으로 미술을 찾기 시작하였으며, 창조의 예술세계가 무엇인가를 이해하려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아 나서고 있다. 지방정부에서 미술관을 만들 때에는 거기에 부수되는 문화환경, 입지환경, 지역 형평성 등과의 연관성을 도시마케팅의 입장에서 고려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수원시립미술관 부지로 고려되고 있는 행궁동 일원은 최적의 입지조건을 가졌다.
과거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대표되는 ‘문화시설’은 국공유지나 기부체납용지 등 부지확보가 결정된 곳에 있어 이를 가꾸고 이용하는 예술가와 시민의 체감거리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고, 이는 결국 취약한 운영 현실로 이어지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향후 문화시설이 ‘어디에서’ 운영되고 역할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면밀한 의사결정은 더욱 중요하다. 그 이유는 문화시설의 입지가 해당지역의 가치를 제고하는 도시마케팅의 핵심요소이며 도시맥락적인 입지 판단에 따라 해당 시설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발전양상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시마케팅은 급속한 시대적 환경변화에 의해 기존도시의 쇠퇴를 방지하고 다른 도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하여 단순히 도시의 장점을 내세워 발전시키는 것이 아닌 도시라는 물리적, 공간적, 사회적 공간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그래서 도시를 하나의 브랜드로서 상품으로 개발하는 문화산업적 접근과 사후 벌어질 사회경제적 파급을 고려한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따라서 수원시립미술관 건립은 이의 문화산업적 관성을 염두에 두되 수원의 문화적 환경은 물론 수원화성, 행궁과 원도심, 수원천과 전통시장 등 장소성 전체의 인문적 타당성을 고려하고 미술관의 성격 등 구체적인 운영프로그램 수립과 연계하여 미래의 비전을 담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 경 모 수원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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