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단이 다를 뿐 누구나 경제활동을 하면서 생을 영위해 나간다.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게 되면 우리는 더욱더 가정경제가 아주 중요한 요인으로 대두되게 된다. 그런데 사업이나 장사를 하든 조직생활을 하든 경제활동이 그렇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필자가 잘 아는 선배부부를 한번 만난 적이 있다. 이 분들은 일생을 아주 열심히 살아오시면서 경제적인 부도 꽤나 많이 이루셨고 건강도 아주 좋으셔서 크게 부러움을 사는 분들이다.
그러나 그 분들을 뵙고 나서 상황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 두분께서는 이미 부를 축적하셨고 자녀도 출가시켜 편안하게 생활하는 줄만 알았는데 가정 내 문제로 몇 년간을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고 했다.
이유인즉슨 자녀의 유산에 대한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서 가정에 불화가 생긴 것이다. 정리가 안됐다기보다는 후손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합의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명절이 되면 자녀가 부모님을 뵈러 선친들이 계신 댁으로 인사를 가는 것이 전통이다. 그런데 이분들의 경우에는 불만을 가진 일부 후손들이 수년간 전혀 오지 않았다고 한다.
과연 그분들의 심정이 어떠했겠느냐 하는 것은 독자 여러분께서도 충분히 이해가 되시리라 믿는다. 필자가 만약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필자 역시 그분들처럼 별도리가 없을 것 같다.
우리가 돈이나 재물 앞에서 초연할 수 없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돈이나 재물이 삶의 근간을 보장해 주는 것이 되어서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물욕이 먼저 앞서서일까.
필자도 주머니에 돈이 없거나 신용카드를 결제하는데 자신이 없으면 아무리 친한 사람을 만나도 마음이 편치 않다. 반면 그렇지 않을 때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렇다면 돈이 전부란 말인가? 이 세상이 어떠한 일이 발생되거나 발생을 시키려고 하면 돈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생활의 결제수단인 돈을 벌기 위해서 경제활동을 부단히 하면서 노력한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일생을 사는 데에 얼마나 돈이 필요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사람들마다 각기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생명보험회사 등에서 제공해주는 생애설계비용이나 은퇴 후의 생활설계비용 등이 공적인 가이드라인이라면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왜 우리는 공적인 가이드라인보다도 훨씬 더 큰 재산인 유산 상속문제로 혈연간에 서로에게 심한 상처를 안기면서 극심한 불화나 갈등을 유발시키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의문이 남는다.
김 광 철 한국폴리텍Ⅱ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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