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교장선생님들께 당부 드리는 글

한해가 저문다. 겨울방학도 시작된다. 학교마다 한해 교육 활동을 학생, 학부모 만족도를 통해 평가 분석하기도 한다. 그와 함께 제기된 문제점은 무엇인지도 직원협의를 통해 논의 되는 시기이다.

학교폭력의 발생 건수, 진학률, 전년도와 금년도 학력비교 등 할 일이 수없이 많다. 그래서 남들은 방학 때 선생님들이 노는 줄 아는데 이 모든 일을 하는 시기가 방학이다. 이러한 일들을 평가 분석하다 보면 부족하였던 점을 알게 된다. 좀 더 다듬고 색칠하고 수정하여 학년별 완제품으로 명품을 만들고 싶은 것이 학교장의 마음일 것이다.

그러기에 학교장은 방학을 며칠간 줄여서라도 늘어난 수업 일수를 통해 부진아의 보충지도, 학교폭력에 대한 토론 학습, 국경교육도 하고 싶을 것이다. 어디 이뿐이랴 웃어른 공경교육, 진로교육, 나라사랑교육도 보충하여 좀 더 성숙하고 기본이 바로 선 제자들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다른 주장을 할지도 모른다. 내 시간이 부족하다. 바쁘다. 학생 학부모가 원하지 않는다. 방학 동안 학생들의 일정도 있다. 법정 수업 일수만 해도 된다. 틀린 주장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만 가지고는 다듬고 채워줘야 할 부족한 제자들을 바르게 이끌어 가기에는 어렵다고 본다.

신문, 방송에는 하루가 멀다고 학교폭력 사건과 학생 성폭력 사건 스승폭력 사건이 나오고 있다. 학교는 사건, 터진 이후에 사후 처리에 바쁘다. 사건 사전 예방교육엔 소흘함이 늘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 학교교육의 불신의 소리도 나오기도 한다.

 

교육 행정 기관에서는 글로벌인재 육성 교육이라면서 글로벌 소양교육엔 소흘한 점이 많다. 그 많은 시간을 영어공부에 투자하면서 외국인을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 한마디 할 수 있거나, 가족 이름과 자기 집 주소를 영어나, 한자로 쓸 수 있는 학생이 얼마나 되는가? 지금은 많은 가족이 해외관광을 간다.

기내 속에서 출입국 신고서 하나 쓰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 학교나 가정에서 교육 받은 적도 드물다.

자기 학교의 역사, 담임과 학교장 이름도 모르는 학생이 많다. 정규 교육과정만으로 교육하기 시간이 없다면 방학일수를 줄인 이 시간에 교육함도 바람직스럽다고 본다.

이 모든 사항에 대하여 필자는 학교장으로 근무시 1주일 정도 방학 일수를 줄이고 그 시간에 못 다한 교과지도와 글로벌인재 소양교육으로 학생 행복지수와 학부모 만족도를 높였다. 한번쯤 해 볼만 한 과제이기에 교장 선생님들께 권해 본다. 학교 교육이 신뢰 받는 길이기도 하다.

 

전 근 배 前 광주하남교육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