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필자가 과거 어느 대학에 근무할 때 학교 주변이 전원적이고 조용한 환경이어서 애완견 한 마리를 기증받아 기를 기회가 있었다. 바로 포인터종견이였다.
매일 묶여 사는 것이 안타까워 한 번은 목줄을 풀어 자유롭게 뛰놀도록 환경을 조성해줬다. 그랬더니 학교 주변을 이리저리 뛰어 다니면서 활기차게 뛰어다녔다. 필자는 나름대로 참 잘했다고 생각을 했었다.
나중에 일어난 일이지만 목줄을 풀어주어 자유롭게 해준 것이 후에 큰 사건으로 비화될 줄이야 필자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포인터가 자신의 노는 영역을 넓혀 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뛰어놀았던 것이였다. 차와 충돌하는 대형사고로 왼쪽 넓적다리뼈가 완전히 부러졌다. 죽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였지만 다리가 부러져 걷지 못하고 끙끙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차라리 죽었다면 사태처리가 간단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아픈 개를 어떻게 해야 하나 몹시 고심했다. 필자가 목줄을 풀어준 죄가 있으니 전혀 무관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냉정하게 포기할 수도 없기 때문이었다.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무사히 끝마치고 학교로 돌아왔으나 사후관리 또한 만만치 않았다. 병원에선 수술한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목주위에 원통형의 보호판을 부착해줬는데 개가 답답한지 끙끙거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필자 역시 매우 안타까웠다. 괜히 포인터견을 학교에 데려다 기른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수술 등 고된 과정을 거친 뒤 포인터견은 마침내 원래 상태로 회복돼 교정을 다시 뛰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필자는 목줄을 사용하여 행동을 제한시켰다. 또 간헐적으로 한 사람이 목줄을 길게 잡고 같이 동행하므로서 교통사고의 위험을 방지하며 예전같지는 않지만 부분적인 자유를 줬다.
돌아보니 사고 당시 경제적 부담이 컸었지만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씩 그 포인터견이 생각난다. 한번 만나보고 싶다.
김 광 철 한국폴리텍Ⅱ대학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