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열어야 이긴다

역사적으로 가장 큰 제국을 일군 민족은 우리와 같은 반점을 가진 몽골이다. 이들이 전쟁을 통해 열국을 굴복시킬 때 그 힘은 빠른 속도와 요충지 점거 전략, 이동형 군량, 그리고 모아뛰지 않고 네발을 차례로 뛰는 말에 있다고들 한다.

말을 달릴 때 두발 모아뛰기는 전후 요동이 심해 활의 명중률이 떨어지는 반면, 네발 차례뛰기는 평탄한 자세가 나오므로 당연히 명중률이 높아 근거리 전투에서 화력상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

이들 역사가의 견해가 옳겠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복속시킨 국가에 자율권을 부여하고 이들을 핍박하지 않고 마음을 열어 동반자로 받아들인 열린 정책이 주효했다고 본다. 만약 동반자로 점령지를 넓혀가지 않았다면 적은 인구로 넓은 대륙을 호령하기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열린 경제가 우위에 있음은 이미 경험한 바다. 세계 강대국은 5천만 이상의 인구에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을 조건으로 볼 때 몇 나라 되지 않는다. 이들 강대국들은 모두 열린 경제를 추구하고 있음은 불문가지다. WTO나 FTA 모두 열린 경제의 핵심 전략이고 수출입 등 교역 규모가 우리나라 국민소득에 기여하는 정도를 보면 우리도 마땅히 열린 경제를 지향해야 한다.

 

기록이 있는 인류의 역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전쟁이 없던 해는 약 40년에 불과하고 지금도 지구상에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리아를 비롯해서 내전이 있는 나라들은 그 정치체제가 한결같이 닫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국민의 힘으로 닫힌 정치체제를 무너뜨리는 과정에서도 그 힘은 열린 소통이었으며 최근의 한결같은 추세는 개방에 있다.

성별, 인종별, 종교별, 신분별로 닫힌 사회, 즉 차별이 있는 사회는 행복하기 어렵다. 여성이 자의든 타의든 직업마저 제대로 가질 수 없거나, 직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위직으로 진출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진 사회보다는 능력에 따라 경쟁할 수 있는 사회가 낫다.

단일민족 국가에서 획일성을 띈 사회보다는 다문화 가정을 아우르고 함께 사는 사회가 낫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핍박하거나 타 종교를 모욕주는 사회보다는 인간의 가치를 인정하고 선택과 행복을 각자 추구할 수 있도록 존중하는 사회가 낫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재벌과 시장상인이, 사용자와 근로자가 동반 상생하는 사회가 아무래도 낫다.

이와 같이 역사나 정치ㆍ경제ㆍ사회 모든 분야를 두루 살펴보더라도 닫힌 것보다는 열린 것이 낫다. 이 때 열린 것은 다른 것에 의해 강제로 열려진 것을 일컬을 수도 있으므로 스스로 여는 것이 옳다. 열어야 이기는 것이고 여는 것이 힘이다.

 

최 유 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원지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