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젓가락질 잘하는 초등생 10%도 안 된다고?

자가 2000년도 천일초등학교 초임 교장 때 식탁매너교육의 하나로 젓가락질 바르게 하기를 교육하였다. 한글과 구구단, 젓가락질을 초등학교 때 깨우치지 못하면 평생가기 때문이다.

그 당시 3학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젓가락질을 바르게 하는 아동이 30% 정도였다. 그런데 요즘은 10%도 안 된다고 한다. 이제 한식이 세계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정작 한국의 초등학생들의 젓가락질은 12년 전보다 더 향상되지 못하게 퇴보된 것은 가정, 학교 교육의 부족이라고 본다.

젓가락질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가 골프, 양궁, 핸드볼 등을 잘하는 이유는 손가락 기술의 덕이라고도 한다. 젓가락질 한번 할 때마다 관절 30개와 근육 60개를 움직여 집중력이 높아지고 기억력과 정서 담당 뇌의 30~50%를 더 활발하게 만들어 준다.

요즘 학교현장에서 창의 감자 캐기, 과일 따기, 역사 체험 등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젓가락질 체험 학습은 보기 어렵다. 이제라도 지능 개발에도 영향을 주고 식탁 매너교육도 되는 젓가락 지도를 해보자.

일주일에 1단계씩만 재량 시간을 활용해 지도하고, 가정 학습 과제로 내주면 2개월이면 80% 이상 통과가 가능하다.

 

올 한 해 동안 모든 학생들에게 가르친 다음에 내년부터는 매년 유치원과 초등 1학년 신입생 예비 소집 날에 이것을 숙제로 내주면 쉽게 해결된다. 전입생은 전입시 진단 평가하여 부족한 점을 지도하여 주면 된다. 필자가 수원 천일초와 신성초에서 이미 실행해 큰 성과를 거둔 일이다.

젓가락질은 어릴 때 교육해야 한다. 학교 교육으로 1~2개월이면 전교생 80% 이상 통과시킬 수 있다. 교육하면 된다. 다만 단계적이어야 한다. 처음엔 네모진 나무젓가락으로 부터 시작하여 홈이 있는 둥근 젓가락, 그리고 나서 쇠 젓가락을 사용토록 해야 한다.

지도 방법으로는 1단계, 젓가락 바르게 쥐기 연습과, 한 손으로 잡기를 반복 지도 한다. 2단계로는 젓가락 쥐고 손가락 근육 운동을 한다. 3단계는 나무젓가락으로 지우개만한 스티로폼 집기, 4 단계로는 둥근 나무젓가락으로 건빵 집어 먹기를 반복 한다. 5단계로 나무젓가락으로 사탕 집기, 6단계로는 나무젓가락으로 정해진 시간에 콩 집기를 한 후에 7단계로 쇠 젓가락으로 음식 먹기를 지도하면 된다.

젓가락질 하나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초등생 90% 정도가 젓가락질을 못 한다고 하니 학교와 가정이 생각해볼 문제이다. 글로벌인재의 소양교육인 이것을 혁신과제로 삼고 추진하면 어떨까.

 

전 근 배 前 광주하남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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