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 글로벌 기업 ‘삼성의 두얼굴’] 수원월드컵경기장 ‘건립비 환원’ 목소리

결국 혈세 퍼부어 ‘블루윙즈 홈구장’ 만들어 줬다

삼성의 축구전용구장 건립 약속을 믿고 월드컵 유치를 추진했던 수원시는 ‘우여곡절’ 끝에 경기도로부터 지원을 받고 시민들에게 모금 운동까지 벌여 월드컵경기장을 건립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신기록 수립 행진을 거듭하며 막대한 이익을 보면서 수원월드컵경기장 건립 비용 환원에 대한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와 수원시,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수원월드컵경기장 건설사업에 소요된 예산규모는 모두 3천107억원으로 도비 1천430억(46.04%), 시비 953억7천300만원(30.69%), 삼성전자 282억원(9.07%), 국비 440억원(14.18%)이 투입됐다.

더욱이 수원시는 시민들에게 ‘1인1의자 갖기 운동’까지 벌여 건립 비용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1994년 9월 1일 수원시는 ‘2002년 월드컵 수원경기 유치신청서를 제출했고 다음해 2월15일 수원 삼성프로축구단과 연고지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8월23일 수원시에 수원축구전용구장 건립을 제의했고, 지난 1996년 7월12일 당시 심재덕 수원시장과 김광호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수원 제2종합운동장 조성사업 협약을 체결한 뒤 같은해 11월15일 수원축구전용구장 건립 기공식을 가졌다.

당시 협약서는 수원시가 부지(44만㎡)를 매입하고, 삼성전자는 4만3천석 규모의 전용축구장 1개와 보조경기장 1개, 훈련구장 3개, 보조시설(주차장·헬리포트) 등을 지어 수원시에 기부채납한 뒤 프로축구단 ‘수원 삼성’의 전용구장으로 무상임대하는게 주요 골자였다.

당초 삼성측 수원시에 축구 전용구장 제의 ‘급물살’

IMF때 협약 파기 건립비 282억 부담 조건으로 수정

월드컵 유치 위기에 ‘시민 모금운동’ 우여곡절 완공

지난 1997년 12월29일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개최도시로 수원시가 최종 결정되면서 수원축구전용구장 건립에 탄력을 받는 듯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1998년 4월9일 IMF 사태가 닥치자 기업경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축구전용구장 단독 건립 불가방침을 수원시에 통보해 경기장 건립에 위기를 맞게 됐다.

결국, 삼성전자는 협약 체결 1년4개월여만에 협약을 깨고 초기 건립비용 282억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지난 1998년 11월30일 심재덕 수원시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수원축구전용경기장 조성사업 변경 협약’을 체결했다.

축구전용구장 건립 공사는 삼성물산이 그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협의됐다.

수원축구전용구장 건립 무산 위기에 놓인 수원시는 궁여지책으로 경기도에 재원조달방안 논의 및 지원 협조요청을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고 경기도와 수원시가 6대4의 출자비율로 재단법인 ‘경기도 2002월드컵수원경기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월드컵구장을 건립하게 됐다.

박완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기도협의회 사무처장은 “수원월드컵경기장 문제는 너무 오래된 사인이긴 하지만 삼성의 약속 파기로 막대한 규모의 국민 혈세가 소요된 만큼 지금이라도 건립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IMF 위기 당시 삼성전자가 약속을 어길 정도로 사정이 어려웠던 점도 이해할 수 없지만 결국 삼성물산이 경기장도 건립하게 됐고 프로축구단도 월드컵경기장을 전용구장으로 사용하다시피 하고 있어 사실상 삼성이 손해본 것은 하나도 없이 이익만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건립 비용의 일시적인 납부가 부담된다면 장기적으로 일정한 출연금을 지속적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시 IMF 위기로 기업 내부 사정이 어려워 부득이하게 협약을 이행하지 못했고 현재 월드컵경기장 건립 비용을 환원하는 문제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삼성전자는 다양한 형태의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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