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헤쳐진 번화가에 뒤집혀진 주민 인내심

상인들 “하필이면…” 추석대목 날벼락
안성시, 최고 번화가 ‘명동거리’ 임시보행로도 없이 대대적인 공사

“추석 대목기간 중 공사하는 것도 모자라 임시보행로도 만들지 않은 채 하는 공사는 누구를 위한 공사입니까?”

지난 26일 오후 1시께 안성시 대천동 80번지 일원 명동거리.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아 각종 의류와 음식점 등이 밀집된 안성의 최고 번화가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인파로 북적거려야 할 거리가 각종 중장비의 굉음과 먼지, 건자재 등으로 뒤덮혀 사람들의 발길이 사라진지 오래다.

안성시가 지난 3일부터 내달 22일까지 대천동 일원 350m 구간에 통신선 지중화, 하수BTO, 도시가스, 바닥 판석 설치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는 공사현장으로 변한데다 공사관련 중장비와 트럭, 건자재 등으로 점령 당한 상태다. 임시보행로도 없어 이 곳을 찾은 주민들은 거리를 가로막고 있는 중장비 밑으로 걸어다닐 수밖에 없어 안전사고까지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공사현장을 관리감독해야할 행정기관과 공사업체는 주민의 보행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지속, 주민의 원성을 사고 있다.

대목을 맞아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뤄야할 상점들도 공사 굉음과 먼지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공사가 시작되면서 매출이 40~60% 줄어든 데다 혹시 고객이 물건을 사러왔다가 매장에 쌓인 먼지를 보고 그냥 갈까봐 하루종일 쓸고 닦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인들은 매월 꼬박꼬박 내는 월세를 마련하지 못해 빚을 져야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상인 A씨(46)는 “상점 바로 앞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로 하루에도 수십번씩 매장을 청소하고 있으나 찾는 손님이 없다”며 “이러한 상황이 다음 달까지 계속된다는데 행정기관이 상인의 이러한 고통을 아는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상인 C씨(43)도 “명절이 끝난 다음에 공사를 하거나, 대목 기간 중 공사를 중단해도 내달 말일까지는 완공할 수 있을 텐데 상인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기관이 야속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공사 여건상 안전시설이나 주민의 임시보행로를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좁은 구간에 장비가 2대나 있으니 되도록 공사현장을 우회해 달라”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swp1112@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