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씨’ 지피는 부녀 소방대원들

‘119한솥밥 급식봉사’ 의정부부녀소방대원들

3년째 어르신들에 따뜻한 점심대접 맹활약

“가족의 배려로 3년 넘게 매주 3회 봉사활동에 함께 할 수 있었어요. 저로 인해 온 가족이 함께 봉사하는 것 같아 뿌듯하죠.”

지난 2009년 5월부터 1호선 가능역에서 매주 ‘119 한솥밥 급식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10명의 의정부부녀소방대원.

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21일 오전 10시반, 이윤분 대장을 선두로 강금순 부대장, 임경애 총무, 이은숙 홍보부장, 서미자 구급반장 등 봉사대원들이 어김없이 현장에 나타났다.

오전 11시30분 급식시간이 되자 어느새 식탁을 앞에 두고 300여명이 길게 U자형 줄을 이뤘다.

5명의 대원은 일사분란하게 식기를 나눠주고 반찬, 국, 밥 등을 배식하는 등 급식봉사를 시작했다.

베테랑 봉사자인 이들은 배식을 위해 식기 등을 챙기느라 바쁜 와중에도 하나둘씩 모여드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안부인사까지 주고 받았다.

이들 봉사대원들의 연령층은 대부분 40대 중·후반. 중·고생 또는 대학생 자녀를 둔 가정주부와 보험설계사 등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운 직업을 갖고 있는 프린랜서들이지만, 처음 ‘119 한솥밥 급식봉사활동’에 참여할 때 가족들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끈질긴 봉사사랑으로 결국 가족들도 마음을 바꿨고, 이제는 매주 월, 수, 금요일 봉사일을 먼저 챙길 정도로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3년째 매주 이곳을 찾아 점심을 먹는다는 할머니는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밥과 국을 주는 봉사대원들이 자식보다 낫다”며 봉사대원의 손을 부여잡았다.

이은숙 홍보부장은 “불평, 불만은 물론 욕까지 해대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한 식구처럼 안부까지 묻고 살갑게 대해 주신다”며 “매주 오시던 분이 갑자기 보이지 않으면 돌아가시거나 아픈 경우가 많아 마음이 아플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식탁, 의자를 옮기고 쌀을 씻고 무거운 솥 운반까지 힘든 일도 척척 해대니 손목, 어깨까지 고장난 부상병도 한 둘이 아니다.

이런 고충에도 불구 이윤분 대장은 “사회단체나 종교·의료기관에서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서고 학생들도 돕고 있어 외롭지 않다”며 봉사의 기쁨을 전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5352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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