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가장 풍성하고 넉넉하다는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나 지금이나 누구에게나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풍성한 음식에 친지들이 주는 용돈으로 주머니까지 여유로웠던 옛 추석은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이자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하고 풍성한 나눔의 시간이었다. 그래서 필자에게도 ‘추석’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은 해가 지나도 여전한 것 같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추석명절을 보내는 우리의 모습은 많이 변했다. 바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요즘의 추석은 일종의 ‘휴가’의 개념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연휴기간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좀 더 자신 있는 외모를 위해 성형외과마다 예약이 꽉 찼다는 소식도 들린다.
친지들과 이웃을 만날 생각에 추석을 기다리던 설렘, 그리고 함께했던 즐거움으로 한동안 마음이 넉넉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개인적인 ‘휴가’의 개념을 넘어, 연휴의 후유증으로 ‘명절증후군’ 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추석의 의미가 달라져 새삼 아쉬운 마음이 든다. 수많은 비교경쟁과 개개인의 바쁜 삶으로 이웃을 되돌아볼 만한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이웃과 함께 풍성함을 나누던 우리네 ‘명절정신’을 다시 한번 기억해보고, 그 첫 걸음으로 작은 나눔을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멀지 않은 곳에 우리가 돌아보아야 할 이웃들이 있다. 팔달구만 해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가구가 약 3천100세대로 수원시 전체의 35%이며, 65세 이상 어르신이 전체인구의 약 10%나 될 정도로 우리 주변에는 어렵고 보살펴야 하는 이웃이 많이 있다.
이에 우리 구에서는 저소득 이웃들이 명절기간 장을 볼 수 있도록 소량의 온누리 상품권을 지원하기도 하고, 법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에게 ‘팔달행복더하기’ 성금도 전달하고 있다.
또한 관내 저소득 홀몸 어르신과 공직자가 결연을 맺어 댁을 방문하여 안부도 여쭙고 어려운 점도 상담해 드리는 등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중추절을 만들고자 작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변의 많은 분도 동참하여 쌀이나 현금을 기증해주시고 송편, 반찬을 만들어 독거노인에게 전달해 드리는 등 나눔의 삶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들에 많은 손길이 더해져서 받는 이와 주는 이 모두 행복하고 따뜻함을 느끼는 한가위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추석이 지나고 나면 예년처럼 연휴의 후유증으로 명절증후군에 시달리기보다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처럼, 이웃과 함께 나누었던 정으로 한동안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이 지속되기를 기대해본다.
윤 건 모 수원 팔달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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