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지역 농가들, 조류와 야생동물로 수확피해 커

가평지역 과수농가들이 연이은 태풍과 먹이를 찾아 내려온 야생동물의 습격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18일 가평군과 과수농가들에 따르면 군 환경과에 올해 접수건 야생동물 피해건수는 총 221건으로, 고구마를 비롯해 옥수수, 콩, 벼 등 21.5㏊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지난달 태풍 볼라벤이 수도권지역을 지나면서 낙과 피해를 입은 농가들은 최근 유해조류와 야생동물 등에 의한 농작물 훼손이 다시 늘면서 심각한 재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다행히 태풍 산바로 인한 피해는 덜한 편이지만, 농민들은 야생동물들에 의한 상품 훼손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농작물에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은 산까치와 까마귀 등 유해조류로, 잘 익고 상품성이 좋은 과일만 쪼아 먹어 상품성을 크게 하락시키고 있다. 또 멧돼지와 고라니 등도 수확을 앞둔 벼와 콩, 고구마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지만, 폭죽 등의 응급처방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은 허가받은 엽사들만 포획할 수 있어 농민들은 대처가 아예 불가능한 상태로, 출동을 요청하면 대부분의 야생동물이 숨거나 달아나 버려 대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면 하판리 김성윤씨 농장에는 멧돼지가 출현해 2천여㎡의 고구마 밭이 피해를 입었으며, 대보리 박경철씨의 과수원도 까치와 직바구리, 산까치 등이 몰려와 1천200㎡ 과수원의 50%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사과농장을 운영 중인 정모씨(54)는 “올해는 계속된 장마와 태풍으로 결실이 늦어져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데 유해조류까지 몰려와 피해를 주고 있다”며 “농작물 보호를 위해 엽사가 아닌 농가들도 한시적으로 유해 야생동물을 포획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현재 200여건의 피해건수가 신고돼 지역별로 허가받은 엽사들이 유해 야생동물 포획에 나서고 있다”며 “피해농가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가평=고창수기자 chk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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